[[친구]]/친구의 편지

숲 이야기

북벽 2009. 6. 17. 08:27

 

숲은 생명이다.


여름숲은 무성하다. 아니 초목의 절정이자 아름다움의 극치이다.
어느 화가인들 저토록 아름답게, 살아 있게 그려낼 수 있으랴?


자연은 자연 그대로 일때가 가장 아름다운 법.
얼키고, 설키고, 때론 바람에 넘어지고, 가지가 부러지고,
산사태로 토사가 밀려 석벽이 황토색으로 발가 벗겨져 나와도 생(生)의 숨결은 멈추지 않는다.


그런 고통과 아픔이 남아도 세월이 흐르면, 또 그자리엔 숲이 형성된다.
어디서 날아 들었는지, 나무가 뿌리가 내리고, 잡초가 하늘 향해 푸른잎을 뽑아 올린다.

 

여름 숲속에 왔다. 초록이 생기를 머금은듯 파릇 파릇하다. 싱싱 하다.신선하다.
향기롭다. 가슴이 마냥 넓어지는것 같다.

산 길목은 잎으로 그늘이  만들어졌다. 서로, 서로 가지를 뻗어 넓히고,푸른잎은
숲 터널을 만들었다.


모자를 쓰지 않아도, 자외선 걱정이 없는길. 그게 여름 숲속이다.

그런 산길을 지나는 바람은 어찌 그리도 시원한지-----.산들 바람의 고마움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다
초목은 푸른색, 하늘의 구름은 흰색, 저 아래 도심은 회색뿐인데,
지나는 바람은 왜 색깔이 없을까?

아니 그 특유의 색깔이 있는데 우리 인간의 눈에 만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바람은 카멜레온 처럼 주변의 색깔에 맞추어 변하는지도 모른다.제 모습 보여주기 싫어서---.

바다위 태풍은 성난 파도색,
산속 바람은 초록색,
들녁의 바람은 황토색,하늘 위 바람은 청색일지도-----.


바람은 들녁에서 일하시는 농부들의 땀을 씻겨주기도 하고, 꽃 향기를 실어 나르며, 벌과 나비를
끌어 모으기도 한다.외롭게 서 있는 바람개비의 날개를 돌리기도 하고, 민들레 홀씨를 멀리
시집 보내기도 한다.


"숲" 그 푸르름이 좋다. 이렇게 신선함이 있어 좋다.
나무와 숲이 내뿜는" 피톤치드" 향은 우리들의 건강을 지켜 주기도 한다.

천연의 보약,  그게 자연이요, 숲이다.생명이다.


아토피 피부병으로 고생하는 어린이들이 숲속에서 자연과 함께
생활하며, 자연 치유의 결과로 깨끗하게 낳는 어린이들도 있고,
말기 암 환자도 건강을 회복한 사례가 종종 발표되고
있다고 하다. 참담한 심정으로 낙향하여 이산 저산
오르내리며 다져진 건강은 암종양의 성장을 멈추게 만들고, 새 생명의 희망을 안겨 주었다고도 한다


삶과 생명.그리고 자연. 이제 그것은 둘이 아니라
늘 함께 하여야 할 필연인 모양이다. 도심의 안락함에, 생명의 숨결소리는 점차 힘들어만 간다
단지 우리들이 느끼지 못할뿐-----.천천히 병들어 가는지도 모른다.

우리 어릴적엔 아토피란 단어를 들어 본적이 없었다.
자연과 함께 한 생활 덕분이었다. 해지면 자고, 해뜨면 일어나는 그런 자연 생태 시계였다.
전기불이 없었으니 밤 늦도록 있을 수 도 없었다. 해가 뜨면 일어나야 했다
자연과 함께 돌아가는 쳇바퀴 같은 삶이었다.

 

텃밭에서 금새 뜯어다 먹은 상추쌈, 고추. 밭에서 금방 따온 수박과 참외.
점심때 꺽어다 삶아 먹는 옥수수. 집밖은 흙마당, 조금 지나면 논뚝과 밭길,
그리고 학교 가려면 산을 넘어야 했고,더우면 강가에서 홀랑벗고 멱을 감았다.

 

콘크리트 길도 씨멘트벽도 없었다 집벽은 수수깡 구조물에 황토 흙을 발랐고, 지붕은
이엉을 올린 초가집이었다. 부엌 아궁이는 구들장으로 연결되는 나무때는
형태였다 방문은 한지로 붙혀졌고, 한번 문을 열면 온동네 바람이 다들어 오는
단문 구조였다. 이중창도 없었고, 유리문도 없었다. 단지 찬바람 눈비만 가렸을뿐
자연의 일부였다 지금같이 현관이 따로있는, 2중의 유리창 베란다 구조가 아니였다


자연과 소통되는 삶이었다.
한 여름이면 시원한 정자나무 그늘 아래, 피곤한 몸을 잠시 눈 붙이는 오수로 육신을 달래기도 했다.


비내리고 나면, 나는 다음날 새벽, 집 뒷산으로 버섯을 채취하러 가는게 일상이었고,
어머니나 누님은 봄날 아침이면 일찍 깊은산으로 나물 뜯으러 가시는게 삶의 하나였다.
고사리, 취나물등 나물은 바로 삶아 건조시켜, 두고 두고 먹었다. 가을이면 밤 줍고, 감따고
도토리 주워 묵쑤어 먹는 등 자연식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당시 삶은 고통스러웠지만 진정한 웰빙 음식을 섭취한것 같다
비만도 없었고, 과식은 하고 싶어도 먹을게 없었다
고기는 명절때나 제사날, 생일날이 되어야 구경할 수 있었던 별식이었다.
그렇게 자연속에서 성장한 덕분에, 아픔없이 피곤한 줄 모르고, 생활해온 결과과 아닐까?

 그 당시의 거친 음식이 진정 몸에는 좋았나 보다.


요즈음 아이들이 걱정이다
키도 크고, 몸은 좋아졌지만 비만이 늘고 체력이 부족하여, 힘들어하고
인내력이 부족한게 흠이다.


걸핏하면 감기에 걸리고, 지속적인 운동을 한것이 없어
지구력이 약하다. 스스로 걷고, 운동해야 하는데 삶은 편해지고 걷기보다
차를 타는 기회가  더많고, 고 칼로리 인스턴트 음식에 혀가 길들어져 자극적이거나,
달지 않으면 잘 먹으려 하지 않는다.


소아 비만이 늘고, 어린이 당뇨가 증가하는것.
이것 모두 자연의 삶과 멀어진 결과 아닐까?
자연 생태계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하는데 과외공부가 중요하고, 서울대가야
하는 압박감에 정신과 육체는 병들어간다

 

 

시(詩) 한구절 읽은적 없는 고교생이 유명 대학에 합격  하고, 전공 서적 외에는 읽은적이 없는 00고시 합격생이
배출되는게 현실이다.
그런 현실이 개인주의를 양산하여, 남은 모르고 본인만 아는 사람을 만들고, 자연의 소중함보다
토익점수 1점이라도 올리는것이 중요한것으로만 생각하는 젊은이들을 양산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인문학이 푸대접을 받고 의과대학에선
수술이 힘들다고 외과전공의를 기피하고 있단다


인터넷 영향도 있겠지만, 술집과 향락업소는 늘어나는데
시집과 단행본 판매가 급격히 저하되고, 책방은 점차 주변에서
문을 닫는다고 한다.보기가 어렵다.

 

토익 1점 올리는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인성교육이 앞서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교육 당국자와 대한민국 부모님들이 같이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기업에서는 제대로 배운  일할사람이 없다고 하고, 대학에서는 졸업을 해도  취직이 안되어서 난리다
무언가 서로가 만날수 없는 평행선을 계속  달리고 만 있는 것이다
어찌해야 하는걸까?


"숲" 정말 6월의 숲은 싱싱하다, 활기가 넘친다
칡넝쿨은 새순에 눈이라도 있는 걸까?
용케도 주변 나무를 찾아서 감고 오른다. 담쟁이 풀도 강하게 빨판을
붙이고 푸른잎을 뽑내며 벽을 덮어버린다.


나름대로 살아가는 본능이 있나보다. 잎새는 비도 오지 않았는데
스스로 정화하여  반짝 반짝 윤기가 흐른다
세상에 잡초는 없다. 나름대로의 힘에 의해 살아가는 생명체다.

사람들이 그렇게 부를 뿐이다.

여름산속 큰나무 그늘아래도 나름대로 숲이 형성된다. 빈 공터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무가 크고 숲이 생기면 새와 동물들이 자연 스럽게 찾아든다
가장 많이 자연을 파괴하는 동물은 인간이 아닐까
어느날 갑자기 모든 인간이 없어진다면 지구는 어떻게 변할까?

누가 가장 좋아할까?    개발과 성장의 고통을 공유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일방적인 개발 논리는 지구를 멍들게만 하고 있다.

 6월의 숲,

 그곳엔 정화 기능이 있다. 머리를 맑게 해주는 기묘한 그 무엇이 존재한다.

 몸이 좋아하는 그 무엇이 있다.

 푸르름이 한 없이 좋은 6월, 숲의 생명 소리를 귀담아 들어보자.

 그리고 그 숲속에 빠져 보자.내 몸이 먼저 좋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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