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걱’ 전화 몇 통 했을 뿐인데…수백만원?
대학생 이모(25)씨는 휴대폰만 보면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고 한다. 유료 폰팅에 빠진 대가로 수백만 원의 휴대폰요금을 내야 하는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씨가 폰팅의 세계에 발을 들인 것은 4개월 전. 자정이 넘은 시각 도착한 한통의 문자가 모든 문제의 불씨가 됐다.
문자는 광고 스팸 문자였다. ‘킹카 여대생과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란 그렇고 그런 내용이었다. 평상시 같으면 삭제 버튼을 눌렀겠지만 이날만큼은 강한 호기심이 발동, 결국 문자가 온 번호로 통화를 시도했다.
“딱 한통만 해볼까?”
수백만원 ‘훨훨’
그리고 전화기 속 여성과 끈적끈적한 대화를 나눴다. 처음엔 전화비가 걱정되어 통화하는 동안 틈틈이 통화시간을 확인했지만 대화에 빠져든 뒤엔 통화비 걱정 따위는 날아가 버렸다고. 결국 이씨는 30초에 500원의 부가요금이 매겨지는 유료 폰팅을 30분이 넘는 시간동안 했다.
호기심에 몇 만원을 날렸다는 것에 자책했다는 이씨. 그러나 그 다음날 밤에도 또 다시 휴대폰을 들고 성적 욕구를 해소했다고 한다. 이는 무려 4개월 동안 이어졌고 남은 것은 수백만 원의 휴대폰 요금 뿐이었다.
이씨는 “폰팅을 끊어보려고 매일 마음을 다잡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며 “결국 휴대폰 요금이 밀려 통화가 정지된 후에야 폰팅을 하지 않게 됐지만 지금도 솔직히 전화기만 보면 번호를 누르고 싶은 충동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결혼 10년 차인 주부 서모(36·여)씨는 폰팅 중독에 빠진 남편으로 인해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서씨가 처음 남편의 은밀한 비밀을 알게 된 것은 지난달. 매달 수십만 원의 휴대폰 요금이 나오는 것에 의심을 품으면서부터였다.
휴대폰 요금에 대해 추궁하는 서씨에게 남편은 늘 업무상 필요한 전화를 했을 뿐이라고 발뺌을 했다고. 처음엔 그녀도 그 말을 믿었다. 외근이 잦은 남편의 업무특성상 휴대전화를 쓸 일이 많은 것도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전화비는 비상식적으로 많이 부과됐다. 이에 서씨는 통신사의 실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남편에게 통신사에 방문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런데 그때부터 남편의 행동이 수상쩍었다. 남편은 ‘바이오리듬을 체크하려고 아침마다 유료 전화를 걸었다’, ‘직장 동료가 휴대폰을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줬는데 그것 때문에 요금이 많이 나왔다’ 등의 핑계를 대며 통신사 방문을 한사코 말렸다.
당황하는 남편의 행동에 더욱 의심이 생겼던 서씨는 결국 통화기록을 조회했고 무려 1년 동안 남편이 폰팅에 빠져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자신이 잠든 사이 뭇 여성들과 폰섹스를 즐겨온 사실에 큰 충격을 받은 그녀는 우울증까지 앓고 있다고 한다.
서씨는 “폰팅으로 가정이 파탄 났다’는 뉴스를 보면서 혀를 찬 적이 있는데 그게 바로 내 일이었다니 기가 막힐 뿐”이라고 토로했다.
폰팅 중독은 미성년자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성적호기심이 왕성한 청소년들에게 폰팅은 어떤 것보다 자극적인 유희 중 하나다.
주부 김모(47·여)씨는 최근 아들이 유료 폰팅 전화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우연히 아들의 휴대폰에서 야릇한 문자를 발견했던 것이다. 처음엔 여자 친구에게 받은 문자인 줄 알았던 김씨. 그러나 고등학생들이 주고받기엔 낯부끄러운 문자가 대부분이었고 문자가 온 번호 역시 일반 휴대폰 번호가 아니었다.
더욱 김씨를 놀라게 한 것은 며칠 후 날아든 휴대폰요금 고지서. 무려 50만원의 요금이 나왔다. 이에 아들을 추궁했고 폰팅을 했다는 사실을 자백받았다. 성인인 자신의 명의로 만든 휴대폰이라 폰팅을 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던 것.
애써 마음을 가라앉히고 아들을 타이른 뒤 아들의 휴대폰을 빼앗은 김씨. 그러나 이미 아들은 폰팅에 깊이 중독되어 있었다. 이후에도 집 전화기와 김씨의 휴대폰을 이용해 폰팅을 한 것이 들통 난 것.
김씨는 “어떻게 미성년자까지 버젓이 성인 폰팅을 하게 할 수 있느냐”며 “정신과 상담이라도 받게 해야 하는 건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처럼 유료 폰팅에 빠져 많은 것을 잃은 이들의 이야기는 폰팅의 중독성을 실감케 했다. 이들을 이용해 돈을 뜯어내려는 불법 폰팅업체들이 우후죽순 늘어나는 것은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폰팅 업체 우후죽순
1백만명에 170억 뜯어
최근엔 ‘060’ 폰팅업체를 차려 놓고 17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이 덜미를 잡혔다. 경북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 수사대는 사기 및 정보통신망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모 업체 대표 김모(45)씨 등 4명을 구속하고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의 마수에 걸려든 남성은 무려 100만명에 이르렀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330만건의 개인정보를 사들인 뒤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주부·여대생과 통화하고 성관계도 가질 수 있다’는 내용의 스팸문자를 보냈다. 이를 보고 전화를 건 100만명의 남성들을 통해 정보이용료 명목으로 170억여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 등은 한차례만 신호음이 울리고 전화가 끊어지는 특수장비를 이용해 전화한 뒤 상대방이 ‘부재중 전화’를 확인하려고 전화하면 자동으로 060전화로 이어지는 속칭 ‘원링콜’이란 수법으로 범죄를 저질러 오다 적발됐다.
사무실에는 또 특정지역 주변건물과 환경을 정리한 지역정보를 비치해 여성종업원들이 남성에게 ‘가까운 장소에 있다. 만나자’고 제의, 속이는 수법으로 의도적으로 장시간 통화시간을 유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업체에 고용된 여성들은 대부분 30대 후반에서 50대로 시간당 5000원에서 1만원의 수당을 받고 전화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가하면 지난달에는 무료전화라고 속이고 폰팅을 유도해 비싼 전화비를 챙긴 일당도 적발됐다. 폰팅업체를 운영한 이는 25살 전모씨. 전씨는 남자 아르바이트생들을 고용해 채팅사이트에서 여자로 가장해 남성들을 유혹했다. 그리고 걸려든 남성들에게 폰팅을 하자고 제안한 뒤 업체의 번호를 알려줬다. 무료전화라고 남성들을 안심시키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 말을 철썩 같이 믿은 만여 명의 남성들은 부담 없이 폰팅을 즐겼다. 그러나 이 전화는 30초당 700원의 정보이용료를 내야 하는 번호였다. 이 같은 수법으로 전씨가 챙긴 돈은 무려 6억여 원.
지난 5월에는 무려 230억원의 돈을 벌어들인 폰팅업체가 적발됐다. 이 업체를 통해 폰팅을 한 남성은 320만명. 이들 가운데는 가정파탄과 경제적 위기를 맞은 남성들도 있었다.
피해자 중 한 개인 사업가는 한 달에 900만원이 넘는 돈을 폰팅에 쏟아 부어 빚더미에 앉기도 했다. 또 다른 부부는 폰팅으로 인해 이혼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도 신용불량자가 된 대학생 등 피해자들이 속출한 바 있다.
유료 폰팅의 또 다른 문제점은 폰팅에서 끝나지 않고 성매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 실제 지난 2월에는 폰팅을 통해 성매매로 돈을 번 주부들이 대거 적발돼 충격을 준 바 있다. 당시 적발된 주부는 모두 7명. 경기도 일대에 살고 있는 이들은 특별히 생계가 어렵거나 가정불화로 고통 받는 일도 없었던 평범한 중산층의 주부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중 한 명인 A(46)씨는 지난 2007년 11월부터 1년간 경기 일산의 모텔 등지에서 폰팅을 통해 알게 된 남성 30명을 상대로 1인당 10만∼20만원을 받고 성관계를 맺은 혐의다.
주부들은 생활정보지 등에 있는 ‘성인 폰팅’ 광고나 휴대전화에 스팸으로 온 폰팅관련 문자 메시지를 보고 남성들에게 전화를 걸어 성매매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광고를 본 뒤 호기심에 전화를 걸었다가 1시간에 10만원을 주겠다는 등의 제안에 솔깃해 성매매를 시작한 것.
이들이 성매매에 나선 이유는 단순히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경찰에 따르면 적발된 주부들은 경기도 일산이나 고양 등의 중형 아파트에 사는 중산층의 가정주부들이었다. 성매매로 번 돈은 헬스클럽 회원권을 구입하거나 술값, 화장품값 등에 쓰였다.
죄책감과 수치심이 들었던 초반과는 달리 성매매가 지속될수록 주부들은 더욱 대담해졌다. 심지어 이들 중 일부는 다른 여성과 함께 집단 성관계를 하기도 했다. 또 자신과 같이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을 만나 친목을 다지기도 했다. 찜질방 등에서 만나 모텔 정보를 교환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폰팅으로 성매매 알바
주부들 일탈 돕기도
호기심에 시작한 성매매가 직업으로 자리를 잡은 것. 다른 직업보다 비교적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것도 이들을 성매매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했다. 돈을 주고 성관계를 하려는 남성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전화기에서 손을 떼지 못하게 했다.
이들은 경찰서에서 “가족에게 알리면 죽어버리겠다”는 말을 하며 뒤늦은 후회의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문가는 “유료 폰팅으로 인해 경제적인 고통뿐만 아니라 가정이 흔들리는 위기를 겪는 이들도 많다”며 “성인 폰팅의 특성 상 한번 빠져들면 좀처럼 헤어 나오기가 쉽지 않은 만큼 발을 담그지 않으려는 개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잠간 쉬어가세요]] > 세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명품성매매 (0) | 2009.11.27 |
---|---|
섹스 싫어하는 한국여성 (0) | 2009.11.27 |
외국인 성범죄 (0) | 2009.11.27 |
출산후 아내를 보살펴라 (0) | 2009.11.27 |
정치와 유머 (0) | 2009.1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