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일이다. 소화불량으로 고생하는 제자에게 물구나무서기를 권했다. 초보자가 바
로 거꾸로 설 수는 없는 노릇이라 그를 위해 쉽고 안전하게 물구나무서는 법을 연구하게 되었다.
먼저 푸시업으로 팔 힘을 기르고 윗몸 일으키기로 뱃심과 허리힘을 기른다. 다음은 벽에 기대어 물구나무
서고,자신감이 붙으면 벽 없이 시도해본다. 처음에는 푸시업 10개도 힘들어하던 그 제자는 이 방법으로 6
개월 만에 물구나무서서 100걸음 이상을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소화불량은 옛말이 되었고 주위 사람들이 깜
짝 놀랄 정도로 적극적으로 변했다.
성공적인 삶을 원한다면 몸 단련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운이나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기회를 잡고,어떤 사람은 자꾸 놓친다. 아무리 좋은 기회가 주어지고 훌륭한 구상과 계획이
있어도 그것을 실행할 힘이 없으면 원하는 결과를 내기 어렵다.
마음은 굴뚝 같은데 몸이 안 따라 주는 경험은 누구나 해보았을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향해 언제
라도 힘차게 뛸 수 있을 정도의 활력을 갖춘 몸을 만들라.생각만으로는 체력이 길러지지 않는다. 시간을 투
자해 자신의 심장과 근육과 뼈가 최고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게 정성을 들여야 한다. 몸을 단련하면 건강만
따라오는 것이 아니다. 자기 조절 능력,성실성,책임감,의지력도 길러진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무뎌져
있던 감각이 깨어나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습관 등을 명료하게 주시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내가 대학입시에 두 번이나 낙방하고 상심해 있을 때였다. 부슬비 내리는 어느날 아침 하릴없이 집 앞을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달리고 싶어졌다. 비를 맞으며 한 시간가량을 뛰었더니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서 다
음 날도 뛰고,그 다음 날도 뛰었다. 1년 동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계속된 아침 달리기는 나 자신에 대해
새로운 희망을 품게 해주었다.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일어나 조깅을 시작했을 뿐인데 술 담배를 저절로 멀리하게 되고,가족간에 껄끄러
웠던 관계가 개선되었다는 사람이 많은 까닭은 무엇일까. 몸을 단련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관찰하는 감각과
주의력이 커지고 이것이 건강 회복이나 습관 교정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몸의 단련은 자신에 대한 새로운
발견과 이해로 이어지고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선물한다.
달리기,푸시업,단전호흡,전통무예….어떤 것이든지 좋다. 몸을 단련할 수 있는 방법을 적어도 하나는
터득하고 이를 생활 속에서 꾸준히 연마하라.목표를 정하고 계속해서 한계를 넘는 연습을 하라.체력을 통해
심력을 기를 수 있다. 체력 관리를 소홀히 하면 심력이 약해지고 자신의 습관에 자꾸 끌려다니게 된다. 몸
은 우리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집이고,한평생 우리와 함께하는 동반자다. 당신의 몸이 언제나 당신을 돕는
최고의 친구가 되게 하라.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 총장 ilchi@ilch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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