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건강하게 사는 법

과당, 무엇이 문제인가?

북벽 2010. 2. 24. 10:39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비스킷을 하나 먹으면 한 묶음을 다 먹을  때까
지 손을 떼기 어려운 것은 왜일까?
    그 이유는 단순히 자제력의 결핍이라기보다 비스킷 속에 들어있는 특수한  형태
의 당분인 과당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설명이라고 영국의 일간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23일 보도했다.
    과당이 뇌로 하여금 아직 배가 덜 찼으니 더 먹어야 한다는 잘못된 판단을 내리
게 한다는 것이다.
    영국 임페리얼 대학 대사의학 전문의 캐럴 리룩스(Carel Le Roux) 박사는  설탕
을 섭취하면 인슐린이 분비되면서 뇌에 이젠 그만 먹어도 된다는 신호가 보내져  식
욕이 억제되는데 과당은 설탕(포도당)만큼 인슐린 반응을 일으키지 않아 이러한  메
시지가 뇌에 전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과당은 과일에 들어있는 당분으로 설탕과는 다르다. 과일이라면 건강에 좋은 것
으로 알려져 있는만큼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과당을 지나치게 섭취하
면 건강에 오히려 나쁘다는 연구결과들이 최근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은 과당의 과다섭취는 지방세포를 증가시켜 당뇨병
, 비만, 심장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16명에게 10주 동안 과당을 많이 섭취하게 한 결과 간, 심장, 소화기관 주위에
새로운 지방세포들이 만들어지면서 당뇨병과 심장병과 관련된 비정상 지표들이 나타
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에 포도당을 많이 섭취한 또 다른 그룹에게서는 이러한 현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과당은 또 심장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중성지방의 혈중수치를 올리며 혈압
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 연구팀은 4천5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분석 결과  과당
을 하루 74g(청량음료 2.5잔에 해당) 이상을 먹거나 마신 사람은 고혈압 위험이  최
고 87%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과당은 포도당보다 간에서 지방으로 쉽게 전환돼 과당을 많이 섭취하
면 지방간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문제는 과자, 탄산음료 등 각종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포도당-과당 시럽이다.
    포도당-과당 시럽은 옥수수의 포도당을 효소를 사용해 과당으로 바꾼 다음 여기
에 순수한 옥수수 시럽에서 뽑은 포도당과 섞은 것이다.
    식품 메이커들이 포도당-과당 시럽을 쓰는 것은 우선 설탕보다 값이 싸고  식품
의 습도를 유지시켜 저장수명(shelf life)을 연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시리얼
바와 비스킷 같은 식품에는 결을 만들어 식감을 좋게 하고 아이스크림과 요구르트를
걸쭉하게 만들어 준다.
    포도당-과당 시럽은 단 식품에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시리얼 같은 생각지도
못한 식품에도 쓰이고 있다. 따라서 식품에 표시된 성분을 잘 살펴야 한다.
    그렇다면 과일도 먹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적당히 먹어야지 포도 한 송이
를 게걸스럽게 다 먹어치우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리룩스 박사는 말한다. 과당은 많
이 먹어도 포만감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많이 먹기 쉽다고 그는 지적한다.
    영국당뇨학회의 우어술라 아렌스 박사는 과일주스 한 잔은 오렌지 6개에 해당한
다면서 차라리 과일을 그냥 통째로 먹는 것이 과당을 덜 섭취하는 데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s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