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댐
일요일 오후, 가족들과 야외로 바람쐬러 가는길.
아들 하나, 딸 하나 4가족이였는데 사위가 생기고 나서 5명이 되였다.
승용차 한대로 나들이가 가능 하다.
아들이 결혼하면 2대가 움직여야 할까보다.
사위는 괜찮은데 며느리가 함께 가려 할까? 그건 그후에 걱정 하자.
바람쐬고, 물 구경 하고, 초록 모습 보려면, 대전 근교에선 대청댐 코스가 제격이다.
한적 하고 조용 하고, 때되면 민물고기 매운탕도 맛 보고---.
의견 일치. 신탄진을 지나 댐 상부가 아닌 옥천 가는길,추동리 방향으로 핸들을 돌렸다.
2차선 굴곡진 도로.
서두르지만 않으면 여유로운 도로다.
급합이 없다, 천천히 간다. 에어컨을 끄고 차창을 연다.
신록의 상큼함이 차안에 가득 찬다. 바람은 들어 오고, 또 빠져 나감을 반복 한다.
급한 차량은 먼저 보낸다. 무엇이 그리바쁠까? 습관일게다.
운전석에 앉으면 제 정신 가지고는 한국에서 운전 못 한단다.
좀 머뭇 거리면 "저--병신, 운전 하는 솜씨 하고는---"
좀 빨리 달리면 " 저 정신 나간 놈,죽으려고 환장 했나---"
대청댐, 호수가 도로.
길가에 심겨진 느티나무, 벚 나무 가로수가 울창해졌다.
하기사 대청댐 준공이 80년대중반 쯤이니 벌써 25년이 되어 온다.
나무들의 최적 성장기 아닐까? 거의 초록 터널을 만들어 도로엔 그늘이 진다.
금계국 노란 꽃이 도로변에서 살랑, 살랑 ---우리에게 손짓을 한다.
주변에 차와 경양식이란 부제가 붙은 카페와 가든이라 적힌 식당들이 참 많다.
모두들 장사가 될까? 걱정 스럽다. 에전에 카페가 그런 대로 되였다는데
너무 많이 생겨서 일까?, 아니면 손님들의 취향이 바뀌어서 그럴까 잘 안된단다.
문을 닫자니 인테리어가 아깝고, 열자니 비용도 안나오고 ----.
그야 말로 진퇴 양난이란다. 어려움이 많다고 어느분에게서 들은 소리다.
바람 쐬고 초록 구경 하다 보니 시장끼가 돈다.
언젠가 한번 들렸던 샘물 농장이란 식당으로 향한다.
꼬불, 꼬불, 연꽃 마을을 지나 작은 언덕을 넘으면 식당이다.
참 대단하다. 찾기도 어려운 장소에 식당을 차렸으니---.
도로변도 잘 안된다는데---.사람도 많다. 차도 그득 하고--.
나름대로 비법이있나 보다. 맛 있던지, 음식에 비해 값이 싸던지---
저 아래 대청댐 푸른 물이 바로 보이고,
상추, 고추 파,배추, 열무,마늘, 감자등은 모두 직접 주인 아저씨가 재배 하는 신선한 재료 란다.
집앞에는 작은 꽃밭이 예쁘게 만들어져 있다.
넝굴 장미가 울타리를 타고 오르며 예쁘게 붉은 꽃을 피웠고,
천사의 나팔, 패랭이꽃, 작약, 참나리, 등도 싱싱 하게 자랐다.
비싼 꽃은 아니지만 아기자기 하게 심겨진 모습에서 주인 아저씨의 맑은 심성이 보이는듯 하다.
장어 양념구이와 민물 새우탕으로 조금 늦은 점심을 한다.
사위와 소주도 한잔 나누고---.민물 새우탕이 참 시원하다.
식사후 나무그늘 아래서 잠시 쉬다가 댐 물가로 나간다.
가는길이 참 정겹다.이렇게 식사하고 돌아보는 사람들 덕에 길이 만들어 졌단다.
감자가 짙게 자라며 영글어 가고, 고추도 묘종된 모양인데 제자리를 잡았다.
호수가 작은 산길.
길가에 토끼풀(크로버)이 파릇 파릇 돋고, 작은 야생화 앙증맞게 피었다.
가뭄 때문일까? 물은 저 아래 내려가 있고 주변은 황토빛 벽을 드러 냈다.
가뭄이 오래된 모양이다. 푸르게 풀이 돋았다. 물이라도 차면 금방 수장될텐데---.
물가에 덩그라니 놓인 작은 배한척이 물길따라 일렁인다.
민물 고기를 잡는 동네 아저씨 소유인 모양이다.
아무나 민물 고기를 잡을수 있는게 아니고 내수면 어업 허가를 받아야 한단다.
건너편 저 멀리에 작게 보이는 집들이 예쁘다. 별장 같기도 하고---.농가는 아니다.
식수원 보호 지역이라 허가도 어려웠을텐데----언제 저렇게들 지었는지--.
식사 끝내고 시원한 산길에서 이리 저리 맑은 공기를 만끽 하며 여유를 즐긴다.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일것 같다. 덥지도 않고,모기도 없고, 벌레들도 많지 않고, 초록 향기 그윽하고---.
한적한 시골 길.
바람쐬러 나오길 잘했다. 유명관광지가 아니라서 차도 밀리지않고,
사는 곳에서 가까워 좋고, 쌓인 스트레스도 털어 버리고,가족간 대화도 충분히 하고---.
즐거운 휴일 오후가 저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