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친구의 편지

구절초 향기

북벽 2009. 6. 26. 09:42

 

영평사에서 만나는 구절초 향기


 

공주시 장기면 장군산 자락에 자리한 조용하고 아늑한 영평사

절은 위대한 스승이 머무시는 도량이므로 영원하고 궁극적인

행복을 선사하는 곳이며 또한 도량에서 추구해야 할일이 바로 중생의 행복,

세계의 평화라고 믿기에 이 도량에 상주하는 대중은

물론 한번 다녀가거나 절 이름을 생각만 해도

최고의 행복을 얻으시라는 원력으로 영평사라 이름 지어졌다는 절.

그 영평사가 매년 이맘때 쯤 나를 불러낸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나는 그 부름에 거역할 수 없었다.

아니 그 핑계로 나는 그곳에 간다.

음력 구월구일이 될때 쯤이면 나는 전화를 건다

매년 걸었지만 메모가 되어 있지 않아 금년에도 114의 힘을 빌렸다.

나이 따라 기억도 희미해짐은 어쩔수 없는 생의 기본일까,

아니면 관심이 적어서 일까?

정겹게 전화선을 타고 흐르는 소리

축제는 10월 4일부터 19일까지 이지만

금년은 지금이 구절초꽃 피크란다.

조금 일찍 피어 만개 상태라고 들려온다.

습관처럼 가슴이 설레인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일요일 아침, 서두른다

가야겠다. 하늘은 푸르고 바람은 시원하고 들녁은 황금물결을 이루었다

휴일이고 축제기간이라 차가 무척 밀릴 줄 알았지만 그렇치 않았다

유성에서 조치원으로 향하는길.

한적함이 좋고 누런 들녁이 풍요롭다 가을 꽃도 예쁘다

영평사 입구 1km 전방.

벌써 이곳부터 구절초는 길 양옆에 활짝피어 오는 사람을 맞는다

여름 내 보살펴준 사람들이 있기에 저토록 아름답게 꽃 피울수 있었으리라

잡초도 뽑아주고, 가물면 물도 주고, 아마 비료도 주지 않았을까?

잡초의 생명력은 무엇보다 강하니까.

세상에 거져 되는것은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