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신화 12신
1. 제우스 : 최고의 신. 신들의 지배자.
2. 헤라 : 제우스의 처, 결혼과 가정의 수호신. 신중의 여왕.
3. 포세이돈 : 제우스의 형, 바다의 지배자.
4. 데메테르 : 대지의 여신, 곡물과 농업기술 관장(농업,지상의신)
5. 아테나 : 전쟁, 지혜와 각종 기예의 신.
6. 아폴론 : 궁술과 의술, 예언, 태양의 신.
7. 아르테미스 : 아폴론의 쌍둥이 여동생. 들짐승, 가축의 보호신, 달과 수렵의 여신.
8. 아레스 : 전쟁의 신.
9. 헤파이스토스 : 불과 대장장이의 신.
10. 아프로디테 : 사랑과 풍요와 미의 여신.
11. 하데스(하이데스) : 죽음의 나라 지배자. 저승, 땅속의 신.
12. *헤스티아 : 불의 여신.
12. *헤르메스 : 상업과 통신의 신이며 죽은 자를 안내하고 도둑, 거짓말의 신.
12. ?*디오니소스 : 포도와 술의 신
그리스 신화의 12신들
(1)제우스 (Zeus)
(2)헤라
(3)아폴론
(4)디오니소스
(5)아프로디테
(6)헤파이토스
(7)아테나
(8)아레스
(9)헤르메스
(10)데메테르
(11)포세이돈
(12)아르테미스r
그리스 신화의 12신들
<파르테논신전>
(1)제우스 (Zeus)
제우스라는 이름은 어원적으로는 천공(天空)을 의미하며, 로마 신화에서는 같은 어원인 유피테르와 동일시되었다. 제우스의 기 원은 그리스 땅 북방으로부터 침입한 그리스 민족의 주신(主神)으로, 은혜로운 비를 내리게 하는 천공을 신격화한 것이었다. 이것이 크레타 섬을 중심으로 한 이 지역의 주신과 동일한 신으로 간주되고, 마침내 헤시오도스나 호메로스의 2대 서사시 《일리아드》 《오디세이아》 등을 통해 여러 가지 신화의 전설이 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낮은 밝은 하늘'을 의미하며 천상을 지배하는 기상학적 현상(비,눈,우박,번개,우뢰)을 맡아보는 신인 동시에 인간 사회의 정치.법률.도덕 등 모든 생활을 지배했다. 신들뿐 아니라 인간은 제우스를 주인으로 섬겼다. 그러므로 제우스는 왕이고 인간의 왕들은 그의 특별한 보호를 받고 있었다. 제우스는 크로노스(사투르누스)와 레아(옵스)사이에서 태어났다.
크로노스는 <시간>을 상징한다. 그리스어 크로노스는 시간이라는 뜻이다.
크로노스는 자식을 낳은 족족 잡아먹는 것으로 전해지는데(자신의 자식중에 자신을 누르고 왕위를 차지하는 자가 있다는 예언때문에), 크로노스의 이러한 속성은 태어난 모든 것을 소멸시키는 시간자체의 속성을 상징한다. 제우스의 6남매도 크로노스에게 삼켜졌다 다시 토해진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는 제우스 6남매가 이로써 시간을 극복했음을 상징한다. 어머니 레아의 도움으로 간신히 위험을 모면한 제우스는 그의 첫번째 아내 테티스의 도움으로 아버지의 뱃속에서 놓여난 그의 형제자매와 함께 그들의 아버지인 크로노스와 그 형제인 티탄 신속들에게 반란을 일으켜 그들을 정복하고는 아버지 크로노스를 무한지옥에 가두어 버린다. 제우스의 무기는 천둥과 번개이고 헤파이스토스(불카누스)가 그를 위해 만든 아이기스라는 방패도 가지고 있다. 제우스가 총애한 새는 독수리로 이 새가 제우스의 번개를 지니고 있었다.
제우스는 천하의 바람둥이로 그가 건드린 여인들은 셀 수 없이 많고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도 한둘이 아니다. 그런 남편을 가진 헤라는 늘 질투와 증오와 복수심 속에서 애꿎은 많은 여인네들을 비운의 여주인공으로 만들곤 했다. '제우스'라는 이름은 '창공의 빛'을 뜻하는 인도유럽어 '디우스'에서 온 것이라고 한다. 제우스의 로마이름 '주피터'란 이름도 '디우스'와 아버지를 뜻하는 '파테르(pater)'를 결합한 것이라고 하니 '아버지 제우스'라는 뜻인 셈이다. 음악의 신동 모차르트가 작곡한 관현악곡 가운데 가장 장중하고 위엄이 넘치는 곡에는 '주피터'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그리스,로마 최고신이었던 주피터의 위풍당당한 제왕 이미지가 근대 유럽인의 가슴속에도 깊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는 우리에게 '주피터'같은 웅장한 음악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를 연상시킨다.
제우스는 악보에 따라 미친 듯 지휘봉을 휘둘러대고, 단원들은 진땀을 흘리며 그의 지휘봉에 따라 북치고 트럼펫 불고 하프를 뜯는다.
악보에는 개개인의 운명이 적혀 있으며, 단원들은 저마다 주어진 운명만큼만 연주를 하다 사라져간다. 행여 지휘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자에게는 지휘봉이 벼락으로 바뀌어 날아든다. 악보의 작성자, 즉 운명을 결정하는 이는 제우스가 아니라 전업 작곡가인 운명의 여신 모이라이(Moirai) 세 자매였다. 최고의 신인 제우스이건만 직접 운명을 작성할 능력은 없고, 오로지 모이라이가 만들어 바치는 대로 지휘봉을 휘두를 수밖에 없다. 제아무리 신들의 왕이라해도 운명을 벗어나 멋대로 지휘할 능력이나 권리는 없다.
그래서 "제우스조차 정해진 운명은 피할 수 없다."고 비극시인 아이스킬로스는 [사슬에 묶인 프로메테우스] 에서 말했던 것이다. 제우스를 일컬어 '구름을 모으는 자'라고 했거니와, 이는 구름을 모아 천둥을 치고 번개와 벼락을 내리친다는 뜻이다. 고대 그리스인이 언제 자기에게 벼락을 날릴지 모르는 지휘자를 탐탁하게 여겼을 리 없다. 그들은 제우스가 집행하는 운명이 때로는 너무도 부조리하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용감하게 운명과 맞부딪쳤다. 현실을 가혹하고 변덕스런 것으로 생각하면서도 그것을 받아들이고 그 현실 속에서 최선을 다해 분투하는 것, 이것이 그리스 문명을 일으켜 세운 그리스인의 미덕이었다.
(2)헤라
서양에서 6월은 결혼의 계절이며 6월을 June이라고 하거니와, 이것은 결혼의 여신 주노(Juno)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 여신은 로마의 제우스인 주피터의 아내로서, 그리스에서는 헤라(Hera)라는 이름으로 불리었다. 그녀는 신성한 결혼과 그로부터 성립하는 가정을 수호하는 신이다.
무지개의 여신 이리스는 헤라의 시녀이며 심부름꾼이며 헤라가 총애하는 새는 공작이다. 결혼의 순결성을 상징함인지 그녀는 해마다 지하 세계의 입구인 스틱스 강에서 목욕을 하고 처녀성을 회복하곤 했다. 그러나 정작 헤라 자신의 결혼 생활은 결코 순탄한 것이 아니었다.
헤라의 남편 제우스는 소문난 바람둥이였다. 그는 헤라 이전에도 많은 여신과 관계를 맺었고, 헤라와 정식 가약을 맺은 이래로도 무수한 여신과 인간의 여인들을 농락하였다. 그것도 성에 차지 않아 트로이의 왕자였던 가니메데스에게 반하여 그를 하늘로 불러다가 시동으로 삼기까지 했던 것이다. 결혼의 여신인 헤라가 자기 자신의 결혼 생활에 흠집을 내는 이따위 불륜의 연적들을 그냥 내버려 두었을 리가 없다. 제우스와 관계만 맺었다 하면 그 여인이든 여인의 자식이든 헤라에게 모진 고초를 당해야만 했다. 이오는 헤라의 질투에 쫓겨 그리스에서 이집트까지 가야 했으며, 제우스의 사생아 헤라클레스는 평생을 모진 고생속에 보내야만 했다.
매서운 질투로 무장한 헤라여신은 오늘날의 우리들에게는 매우 친숙한 여인상이다.
그러나 모계제에서 부계제로 이행하고 있던 초기 그리스 사회에서는 매우 낯선 성격의 여신이었을 것이다.
루이스 모건의 [고대사회]라는 책에 따르면, 원시 모계제 사회에서는 남자도 여러 여자와 분방하게 성 관계를 맺었고, 여자 역시 아무런 도덕적 가책없이 여러 남자와 성관계를 맺었다고 한다. 이 시대에는 아버지가 누구인지를 모르는 많은 자식들이 한 어머니를 중심으로 혈족을 형성했다는 것이 모건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헤라처럼 한 지아비를 자기 곁에 붙들어 두기 위해 그렇게 애를 태우는 여인상이 존재할 리가 없었던 것이다. 헤라가 제우스와 결혼을 하고, 제우스를 가장으로 하는 올림포스 가족이 탄생한 것은, 아버지를 중심으로 하는 부계제 가족제도가 이때에 이미 정착되어 있었음을 알려준다. 헤라도 본래는 모계사회가 섬기는 '가슴 넓은' 지모신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모든 신과 인간의 아버지인 제우스와 결혼한 뒤의 헤라는 가정의 평화를 위해 도끼눈을 하고 남편의 외도를 단속하는 질투의 화신으로 둔갑하고 만것이다.
(3)아폴론
"델포이의 아폴론 신탁소에서 말하기를 나보다 더 지혜로운 자는 없다고 했다. 나는 한 번도 나 자신이 지혜롭다고 생각한 적이 없으므로 이 신탁을 이상하게 여겼다. 그래서 전 아테네를 돌며 지혜롭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만나 보았다. 그결과, 모두가 한가지 잘아는 걸 가지고 뭐든지 잘 안다는 교만에 빠져 있을 것을 발견하였다. 내가 그들보다 지혜롭다면 스스로의 무지를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그럴 것이다. 젊은이들이 이러한 나를 따르며 사람들의 지혜롭지 못함을 알게 되었으니, 나는 당연히 사람들의 미움을 사고 누명을 쓰게 된 것이다."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자신의 주장을 펼치면서 주술적 신탁의 권위를 빌리는 것이 인상적이다. 신탁이란 사실 무당의 푸닥거리 같은 것이다. 델포이 신탁소의 땅 밑에서는 습하고 독한 냄새의 김이 올라온다. 사람이 이 김을 쐬면 제정신을 잃고 몽롱한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신탁소를 지키는 무녀는 바로 이 김을 쐬고 잘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는데, 바로 이 말을 아폴론의 신탁이라고 했던 것이다. 이런 신탁이 논리정연한 말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다른 사람도 아닌 철학의 대스승 소크라테스가 자기 주장의 화두에 아폴론의 신탁을 내걸었다. 그리고는 명쾌한 논증을 통해 신탁의 정당성을 추인하고 있다. 우리가 소크라테스의 금언으로 알고 있는 '너 자신을 알라.'는 말도 실은 이미 델포이의 아폴론 신탁소에 새겨져 있던 문구였다. 솔론을 비롯한 고대 그리스의 7현인이 봉헌한 것이라고 한다. 만약 소크라테스가 이 금언의 속뜻을 고민하다가 "너 자신의 무지를 알라"는 뜻으로 해석한 것이라면, 델포이는 과거 신화의 중심이었을 뿐만 아니라 새 세대 철학의 산실이기도 했던 셈이다. 근거도 없는 말을 중얼거리는 신탁의 신 아폴론이 신화의 주인공으로만 그치지 않고 철학자들에게도 존경받은 까닭은 무엇일까?
신탁이란 예언이다.
신화가 현실을 지배하던 시대에는 현실을 진단하여 앞일을 가늠하는 일을 신탁소의 무녀나 예언자가 담당했다. 그러나 이성이 발달하지 않은 이 시대에 예언자는 예측은 하되 그 예측의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능력은 없었다. 그러다가 인간의 이성이 발달하면서 예측의 근거를 설명할 필요가 생겨나자 사람들은 신탁의 신 아폴론에게 그런 힘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신이 가졌으리라 믿어진 예측의 '설득력'을 그리스인은 갈구하였다. 그러한 갈증을 잘 나타내주는 신화가 한가지 있다. 아폴론은 트로이의 공주 카산드라를 사랑하였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공주는 아폴론과 같은 지체 높은 신이 언젠가는 자기를 버릴 것이라고 생각하여 그의 구애를 거절하였다. 화가 난 아폴론은 카산드라에게 선사했던 예언력에서 설득력을 빼앗아버렸다. 트로이 전쟁이 그리스 군의 승리로 끝나자, 카산드라는 그리스 군 총사령관 아가멤논의 첩으로 배당되어 끌려가는 신세가 된다. 아가멤논의 나라 미케네에 도착한 카산드라는 신에게 받은 능력을 발휘하여 아가멤논과 자신에게 닥치는 죽음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그러나 서글프게도 그녀는 자신의 예측을 다른 사람들에게 설득할 능력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된 채 미케네 궁전으로 따라 들어간 그녀는 아가멤논과 더불어 황천의 객이 된다. 현실의 흐름에 이성의 빛을 쪼여 조리 있게 해석해내고자 하는 철학자들은 결국 아폴론에게 있으리라 여겨진 능력을 인간 안에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솔론과 소크라테스가 아폴론을 섬기고 그의 권위를 빌어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고자 한 것도 수긍이 가는 일이다. 아폴론은 어둡고 혼란스러운 미토스(신화)에 밝고 조리 있는 로고스(논리)의 빛을 쬐어 진리로 이끄는 힘이라 할수 있겠다. 그리스 정신이 혼돈이 카오스로부터 질서 잡힌 코스모스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할 때, 우리는 그를 올림포스 신들 가운데 가장 그리스적인 신으로 점찍는 데 주저할 이유가 없다.
(4)디오니소스
중국의 전설적 현군 순임금은 처음으로 술을 맛본 뒤 그 맛에 경탄하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장차 이로 인하여 망하는 자가 있으리라." 오곡백과를 신의 작품이라고 한다면, 오곡백과로 빚은 맛있는 술 역시도 신이 내린 것이 아닐 수 없다. 술을 마시면 인간의 육신은 그대로이되 정신은 아득한 딴 세상으로 가서 헤매는 신기한 체험을 하게된다. 그 옛날 데메테르를 섬기고 아프로디테를 섬기던 지중해 사람들은 이것이야말로 신이 내 안으로 들어온 것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멀쩡한 사람이 정신이 나가 헛소리에 이상한 짓을 하고 다니면 우리는 그 사람을 미쳤다고 한다. 그리스에서는 미친 사람을 마이나스(mainas;복수mainades)라고 했는데, 이는 영어 mad의 어원이다. 그러나 그리스에서의 마이나스는 오늘날의 미친사람이 아니고 바로 술의 신을 섬기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하나같이 여자들이었다. 미친사람 마이나스들은 술에 취하고 율동적인 음악에 취해 군무를 추었다. 겨울에는 지난 한해의 풍요로운 결실을 바코스에게 감사하고, 봄에는 새해의 풍년을 기원하며 춤을 추었다. 모두가 술에 취하여 그들은 스스로를 '바코스의 여인들'이라고 부르며 신과의 일체감을 노래했다. 그리고 드디어는 신에게 바치는 제물로 어린 소년의 사지를 갈가리 찢어죽였다! (고대 지중해인들은 그것이 미친 짓임을 깨닫게 된 이후로는 소년을 죽이지 않고 그저 채찍으로 후려쳤다고 한다.) 그러나 이 미친 짓에도 이유는 있었다. 마치 씨앗이 땅 속에 묻혀 새싹을 틔우듯 사람의 사지를 땅에 묻음으로써 자연의 재생산을 더욱 풍요롭게 할 수 있다는 주술적인 생각이 깔려 있었던 것이다.
바코스는 그리스에서 디오니소스라고도 불리었다. 이는 뉘사는 제우스라는 뜻으로 ('뉘사'는 인도에 있는 산 이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그리스에서 제우스 뺨치게 인기가 높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름이다. 신화에 나오는 디오니소스의 일생은 이 광기 어린 술의 신을 그리스가 받아들이기까지 얼마나 진통이 심했던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는 신화 속에서 인간의 여인 세멜레와 신들의 왕 제우스의 아들로 태어난 인간이었다. 그리고 일생의 대부분을 그리스 안팎으로 유랑하면서 자신의 신앙을 전파하고 다니는 데 바쳤다. 이름 높은 두명의 지방 군주(리쿠르고스와 펜테우스)가 온 고을의 여자들을 발광시키는 이 종교를 박해하다가 '미친 여인들'에게 찢겨죽었다. 절제와 이성의 신 아폴론이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기원전 5세기에 디오니소스는 마침내 올림포스의 열두 신의 자리에 추존되었다. 사람들은 화롯불의 여신 헤스티아를 빼버리고 자유와 광기의 신을 그 자리에 앉혔다. 바야흐로 하늘엔 아폴론, 땅엔 디오니소스의 형국이 전개된 것이다. "너 자신을 알라"고 추궁하는 아폴론의 냉엄한 눈빛에 주눅이 들어있던 아테네 사람들은 해마다 3월의 디오니소스 제전이 오면 아크로폴리스에 모여 닷새 동안 흐드러지게 마시고 놀면서 주신과의 일체감을 만끽했다. 니체는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이 그리스 예술의 양대 원천이라고 했다. 그리스 조형예술이 간직한 절제와 균형의 미가 아폴론적인 것이라면, 그리스의 시에 담긴 격정과 광기는 디오니소스적인 것이라고 하겠다.
(5)아프로디테
제우스와 디오네의 딸 또는 바다의 물결 속에서 태어났다고도 한다. 크로노스가 아버지 우라노스의 남근을 절단하여 바다에 던지자 남근 주위에 정액의 거품이 모여 여신이 나타났다고 한다. 애욕의 여신이기도 하며 '가장 아름다운 여성에게'라고 쓰인 황금사과를 받은 가장 아름다운 여신. 그녀가 서풍에 떠밀려 물결을 따라 키프로스섬에 도착하자 계절의 여신들이 그녀를 영접하며, 아름다운 옷을 입히고 신들이 모인 궁전으로 인도하였다. 아프로디테의 아름다움에 매혹된 신들은 저마다 그녀를 아내로 삼기를 원했으나 제우스는 헤파이스토스가 천둥과 번개를 잘 다루는 보답으로 아프로디테를 그와 맺어 주었다. 그래서 여신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여신이 가장 못생긴 남신의 아내가 되었다.
아프로디테는 케스토스라는 자수를 놓은 띠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 띠를 매게 되면 사랑을 불러 일으키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가 총애한 새는 백조와 비둘기였고, 그녀에게 바쳐진 꽃은 장미였다. 그의 유명한 연인 아도니스와의 비련의 사랑얘기를 한마디 하겠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소아시아 키프로스에서 어린 소년 아도니스의 모습을 본 뒤 그만 한눈에 반해 이 아이를 몰래 지하의 여왕 페르세포네에게 맡겨두었다. 그러나 페르세포네 역시 아도니스를 사모하게 되어 이 아이를 아프로디테에게 돌려주지 않겠다고 우겼다. 두 여신 간의 실랑이는 제우스의 중재에 의해 아도니스가 1년의 1/3은 페르세포네와, 1/3은 아프로디테와, 나머지 1/3은 자기 좋은 사람과 함께 있도록 결말이 났다. 아도니스는 아프로디테를 더 좋아하여 1년의 2/3를 그녀와 함께 지냈다.
그러자 질투에 눈이 먼 페르세포네가 아프로디테의 정부인 아레스에게 이 사실을 일러바쳤고, 아레스는 멧돼지를 보내 청년 아도니스를 물어죽게 했다. 아도니스의 선혈 위에 피어오른 꽃 아네모네는 그리스말로 '바람'을 뜻하는 아네모스(anemos)에서 온 것이다. 바람이 불면 피어 올랐다가 다시 바람이 불면 지는 허무한 '바람꽃' 아네모네가 짧았던 아프로디테와 아도니스의 사랑을 잘 표현해주는 것 같다.
(6)헤파이토스
이탈리아에 가면 베스비우스 화산이 있다. 서기 1세기 초 폼페이를 잿더미로 만들어버린 폭발로 유명한 이산은 지금도 활동 중인 활화산이다. 이산의 분화구 밑은 불칸(Vulcan)이라는 신이 웃통을 벗어부친 채 시뻘건 쇠망치를 내리치고 있는 대장간이라고 한다. 화산을 뜻하는 Volcano의 어원이 된 이 로마의 신은 그리스의 헤파이스토스를 수입한 것이다. 헤파이스토스는 제우스의 번개와 벼락을 제공하는 키클롭스를 조수로 삼아 금속을 벼리던 대장장이의 신이었다.
올림포스의 신들에게 하나씩 주어진 아름다운 궁전들은 모두 헤파이스토스의 작품이었다. 한편으로는 화산폭발을 일으킬정도로 정력적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천궁을 빚어낼 만큼 섬세한 신답게 헤파이스토스의 부인은 우아의 여신 카리스였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와 결혼생활을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 천상의 명궁은 천만 뜻밖에도 지독한 추남에다가 절름발이였다. 그의 외모와 그가 만들어내는 예술품 사이의 부조화는 인상적이다. 그러나 더욱 인상적인 것은 이런 불구의 대장장이를 신으로 떠받들었던 그리스인이다.
수천년의 시간을 사이에 두고도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그리스 예술은 지저분한 작업장에서 천한 차림새의 예인들이 장구한 각고끝에 이루어낸 것이었다. 그들은 불구였기 때문에 묵묵히 힘든 일을 했을 수도 있고, 힘든 일을 하다가 불구가 되었을 수도 있다. 그리스인은 그들의 손으로 빚어진 아름다운 예술품만을 감상할 줄 알았던 게 아니라, 그들의 작업에 녹아든 신성한 예술혼에 경의를 표시할 줄도 알았던 것이다.
(7)아테나
제우스의 딸로서 전쟁과 여러 가지 기예의 수호신. 도시의 수호신으로 그리스 여러 도시에 그녀의 신전이 있다. 제우스의 머리에서 무장한 채 태어난 처녀신으로 남성적인 행동을 즐겼으며 지혜를 나타내는 올빼미와 항상 함께 다녔다. 처녀신 아테나의 옆에는 올빼미가 있다. 대지를 환하게 비추던 아폴론의 태양이 서쪽 하늘로 넘어가면 이 올빼미가 부리부리한 눈을 반짝이며 날아오른다. 황혼년. 이 시간은 반성과 사색의 시간이다. 낮 시간 동안의 애환과 흥분과 격정을 뒤돌아보며 하루를 정리하고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할 때이다. 그때그때의 필요에 맞추어 정신 없이 시간을 보내다 보면 현실이라는게 온통 뒤죽박죽인 것처럼 보이기도 했을터. 그러나 이제 올빼미가 우리의 주변을 맴돌때면 그 혼란스럽던 하루의 역사가 서서히 정리된 모습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래서 지혜의 여신은 '황혼년'이라는 느지막한 시간에 날아오르는 올빼미를 총애한 것이리라. 이 여신은 지혜를 추구하는 모든 철학자들의 상징처럼 되어있다. 이 여신의 탄생 신화는 그리스인의 기발한 상상력에 대한 탄성을 자아내면서 지혜의 신이라는 그녀의 특징을 잘 뒷받침해주고 있다.
여신은 제우스와 '지혜'를 뜻하는 여신 메티스의 딸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정의의 여신 테미스가 예언하기를 메티스가 제우스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으면 이 아이가 장차 제우스를 밀어내고 신들의 왕이 될 것이라고 하였다. 혼비백산한 제우스는 그 옛날 자기 자식을 먹어치웠던 크로노스보다 한 수 더 떠 아예 메티스를 통째로 집어 삼켰다. 제우스가 신들의 왕답게 지혜를 한몸에 지니게 되었다는 우화겠지만, 이것은 사실 제우스보다는 아테나의 화려한 등장을 위한 서곡에 불과했다. 메티스가 임신을 한때로부터 열달이 되어 오자 제우스는 갑자기 머리가 터져나갈 것 같은 통증을 느꼈다. 참을 수 없게 된 제우스는 헤파이스토스에게 부탁을 하여 도끼로 자기 머리를 내리쳐 줄 것을 요청했다. 헤파이스토스가 대장간의 신답게 세련된 동작으로 도끼를 휘둘러 제우스의 정수리를 쪼개자 거기서 갑옷으로 완전 무장을 하고 창과 방패를 비껴든 아테나가 뛰어나왔다는 것이다.
지혜의 여신 아테나가 주신 제우스의 머리에서 태어난 이야기는 이해가 되지만, 그녀의 완전 무장은 무엇을 말할까? 고대 그리스인은 탁월한 지혜를 발휘하여 보기 드문 문명을 일구었지만, 한편으로 이들은 눈만 뜨면 전쟁의 망령에 시달렸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들에게 지혜의 산물인 문명은 전쟁의 참화로부터 보호되어야 했다. 아테나는 지혜의 여신임과 동시에 성곽으로 둘러싸인 도시의 수호신이었던 것이다. 처녀 아테나는 여러 도시의 수호신으로 숭배되었다. 심지어 호메로스는 '일리아스'에서 그리스가 아닌 트로이에도 그녀의 상이 우뚝 서서 그리스 군의 공격을 막아주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녀의 이름마따나 아테나가 가장 애착을 가지고 지켜준 도시는 고대 그리스의 여려 도시국가 가운데서도 가장 빛나는 별 아테네였다. 전설에 따르면, 아테나는 포세이돈과 아테네 시의 수호신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여 승리했다고 한다. 또 아테네의 왕족이 아테나의 후손이라는 전설도 전해진다.
헤파이스토스가 아테나를 흠모하여 어느날 그녀를 덮쳤는데, 이를 아테나가 뿌리치는 바람에 그녀의 허벅지에 사정을 했다. 아테나가 그 정액을 닦아내 대지에 버리자 그만 대지 가이아가 수태를 하게 되었고, 그렇게 해서 태어난 자식이 아테네의 전설적인 시조 에릭토니오스라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접어두고도 지혜의 여신 아테나와 고대 그리스 문명의 중심 아테네의 결합은 아주 잘 들어 맞는 듯 하다. 소크라테스며 플라톤,크레이스테네스며 페리클레스등 고대 민주주의를 꽃피우고 지켜낸 정치가들, 철학자들이 모두 아테네 출신이었으니,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아테나의 아들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8)아레스
제우스와 헤라의 아들로 전쟁의 신인 아레스는 휘하에 공포와 전율을 이끌고 다니면서 나라와 나라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간질하여 서로 주먹을 휘두르게 하는 못된 신이었다. 냉철한 이성의 소유자인 아폴론을 멋진 남성상으로 여기던 남자들의 자부심은 여기서 적잖이 상처를 입는다.
게다가 아레스는 결코 정의롭고 용감한 신이 아니라 닥치는 대로 싸움은 걸면서도 그다지 용맹은 뛰어나지 못한듯 하다. 같은 전쟁의 신이면서도 정의로운 전쟁만 관장하는 처녀신 아테나가 있으니 말이다. 이 저질 싸움패 아레스는 그리스 신화가 기록한 최초의 살인 재판에서 피고로 등장 하기도 한다. 고대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옆에는 아레이오파고스라는 언덕이 있었는데, 그 이름은 '아레스의 언덕'이란 뜻이다. 이곳에서 아레스에 대한 재판이 거행되었다는 신화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아레스는 아테나가 재판장으로 나선 이 재판에서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죄 방면되었다고 한다.
아레스는 인간사회 내부에 화해하기 어려운 갈등과 적대감이 생겨났다는 것을 반영하는 신이다. 또, 그로 인해 고대국가 아테네에 재판소가 생겼다는 신화는, 그러한 갈등과 적대를 인위적으로 해소하지 않고는 사회가 더 이상 지탱할 수 없게 되었음을 반영하기도 한다.
(9)헤르메스
그가 맡은 부문은 상업적인 장사와 레슬링 및 그밖의 경기, 나아가서는 도둑질에까지 미쳤으니, 요컨대 고단위 훈련과 민첩함을 요하는 일체의 것이었다. 그는 아버지 제우스의 심부름꾼으로 날개 달린 모자와 신발을 신고, 손엔 두 마리의 뱀이 몸을 감고 있는 케리케이온이라는 지팡이를 지니고 있었다. 아레스가 살인자를 보살펴주는 신이었다면 헤르메스는 도둑놈들의 수호신이었다. 도대체 무슨 신들이 이렇게 형편없을까? 하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아레스와 헤르메스가 현실주의적인 그리스인의 창조물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런 신들이 아닌 현실 자체를 탓해야 할것이다. 헤르메스는 본래 여행자의 신이었다.
그 이름은 그리스의 마을 어귀마다 놓여 있어서 나그네의 안내역을 했던 돌을 뜻하던 것이라고 한다. 심지어 이승을 하직한 나그네를 황천길로 안내하는 저승사자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리스 사회가 팽창하면서 장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나그네의 신인 헤르메스는 장사꾼의 수호신까지 맡게 되었다. 헤르메스는 로마에서 머큐리(Mercury)라고 불리었는데, 영어로 상인을 의미하는 merchant는 바로 이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런데 예로부터 뻔한 거짓말 중의 하나로 "장사꾼이 손해보고 물건을 판다"는 말이 있듯이 헤르메스가 돌보는 장사치들이란 남이 공들여 만든 물건을 헐값에 사서 비싸게 팔아먹는 일을 업으로 한다. 아예 남의 고장에 가서 사람과 물건을 약탈해다가 다른 고장에 팔아먹기까지 했다. 그러니 자기가 쓸 물건만 만들어 자급자족하던 사회의 사람들로서는 장사꾼과 도둑놈을 구별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헤르메스는 마침내 도둑놈의 수호신이 되었던 것이다. 상인이든 도둑이든 인류의 오랜 역사를 놓고 볼 때 신식 직업에 속한다.
그래서 헤르메스는 올림포스의 열두 신 가운데 가장 어리고 또 가장 세련된 외관을 갖추었다. 화려한 샌들을 신고 날렵한 몸매를 자랑하고 있는 헤르메스의 모습을 보라.
(10)데메테르
[페르세포네의 결혼]
데메테르의 신화는 그 대부분이 그녀의 딸인 페르세포네의 실종과 관련되어 있다. 페르세포네가 아직 어렸을때, 아버지인 제우스는 데메테르와 아무런 상의도 없이 (상의했더라도 반대했을테니만), 하데스의 요청에 따라 페르세포네를 그와 결혼시키 기로 약속했다(그리스에서는 일족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숙부와 조카가 결혼하는 일이 흔했다). 페르세포네는 데메테르가 가장 좋아하는 고장의 하나인 시칠리아 섬의 기름진 땅 헨나(또는 엔나)근처의 숲에서 꽃을 꺽고 있었다. 소꼽친구인 그 고장 소녀들(또는 오케아노스의 딸들)과 같이 있었다. 제우스는 꽃이 만발한 나무 그늘의 작은 골짜기에 아름다운 수선화 한 송이를 꽃피게했다. 친구들과 약간 떨어져있던 페르세포네가 그 꽃을 발견하고 꺾었다. 그 순간 땅이 갈라지면서 암청색 준마가 끄는 전차를 탄 하데스가 나타났다. 그리고 페르세포네를 납치하여 지하에 있는 그의 나라로 데려갔다. 페르세포네는 비명을 지르며 도움을 청했으나 아무도 구해주지 않았다. 하데스의 나라에 도착한 후에도 그녀는 계속 슬픔에 잠겨 음식에는 손도 대려고 하지 않았다. 데메테르는 딸이 없어진 것을 알고 즉시 찾아나섰다. 일설에 의하면 그녀는 유괴되어가는 딸의 비명을 들었다고 한다. 데메테르는 횃불을 들고 9일동안 밤낮 없이 물 한 방울도 마시지 않고 찾아다녔다. 그 결과 데메테르는 헤카테를 만나게 되었다. 그는 엔나 근처의 동굴에 살고 있었는데, 페르세포네가 하데스에게 유괴당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헤카테는 데메테르를 모든것을 모든것을 다 알고 있는 태양신인 헬리오스에게 데려가, 그가 본 것을 데메테르에게 가르쳐주도록 부탁했다. 헬리오스는 자초지종을 모두 그녀에게 말해주었다. 그러면서 제우스와 형제인 하데스는 페르세포네의 남편감으로 아주 적격자이며, 훌륭하고 광대한 왕국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오비디우스에 따르면, 강의 님프인 아레투사가 지하를 통해 그리스에서 시칠리아로 가는 도중 하데스의 왕국에서 페르세포네를 보았다고 한다. 데메테르는 딸이 유괴되었다는 것을 알자 광란 상태에 빠졌다. 그리하여 대지에, 특히 그녀의 사랑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그 신뢰를 배신한 시칠리아의 땅에 한발과 기근의 재앙을 내렸다. 그녀는 올림포스에서 내려와 지상을 방황했다. 아르카디아를 지날때 오빠인 포세이돈이 그녀를 보고 범행을 하려했다. 데메테르는 암말로 변신하여 그에게서 도망가려 했다. 그러나 말의 신이기도 한 포세이돈도 재빨리 수말로 변하여 자기 뜻을 이루었다. 이 결합으로 인해 데메테르는 신마인 아레이온과 여신인 데스포이나('여주인'을 뜻하는 이 말은 데메테르가 말의 머리를 가진 여자의 모습으로 숭배되던 아르카디아 이외의 곳에서는 이야기되는 일이 없다) 를 낳았다. 그후 데메테르는 동굴에 몸을 숨겼다. 그러나 판신이 그녀를 발견하고 제우스에게 보고했다. 제우스가 운명의 여신 모이라들을 보내 그녀를 설득하는 바람에 데메테르도 결국은 딸과 하데스의 결혼을 인정했다.
[대지의 모신]
그러나 이보다 더 널리 알려진 데메테르의 이야기는, 그녀에 관한 가장 오랜 전승인 호메로스 풍의 찬가 제2의 <데메테르의 찬가>에 기록되어 있다. 이 시에 따르면, 데메테르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지상을 헤메다가, 그녀를 친절히 대해주는 사람에게는 농업의 지혜를 주고, 불친절하게 대하는 자에게는 벌을 내렸다고 한다. 아티카의 미스메집에 왔을때 데메테르는 키케온(보릿가루를 박하와 섞어서 끊인 일종의 죽. 이 음식은 그후 엘레우시스 비의에는 불가결한 것이 되었다)을 대접받았다. 그러나 미스메의 아들 아스칼라보스가, 너무 게걸스럽게 먹는다고 그녀를 조롱했기 때문에 데메테르는 먹다 남은 것을 그의 얼굴에 끼얹었다. 이리하여 그는 아스칼라보스라는, 반점이 있는 도마뱀의 일종이 되었다. 데메테르는 엘레우시스에 도착하여 슬픔에 잠긴 노파의 모습을 하고 우물가에서 쉬고 있었다. 마침 이때 그 고장 왕인 켈레오스의 딸들이 물을 길러 우물에 왔다가 데메테르를 가엾게 여겨, 자기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 왕에게 음식과 거처를 부탁해보라고 권했다. 왕비 메타네이라는 데메테르를 도소라는 이름의 크레타 여자라 여겨 친절하게 대했다. 처음에 데메테르는 거기에 머무를 것을 거절했으나, 노예 소녀인 이암베의 재담이 마음에 들어 머무르기로 했다. 또 상중이라는 핑계로 포도주를 마시지 않았으나 키케온 한 잔은 마셨다. 데메테르는 일가의 친절에 감동하여 이집을 위해 일하겠다고 제의했다. 이에 메타네이라는, 그녀를 태어난 지 얼마 안된 아들인 데모폰의 유모로 삼았다. 데모폰은 빠리 성장했다. 이것은 데메테르가 그를 불사신으로 만들기 위해 낮에는 그의 몸에 신들의 음식이자 향유로도 사용하고 있는 암브로시아를 발라주고, 밤에는 그의 몸에 불사가 아닌 부분을 태우기 위해 그를 불속에 넣곤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녀의 하나인 프락시테아가 이 사실을 여주인에게 일러바쳤다. 메타네이라는 그것을 직접 목격하고 무서운 나머지 비명을 질렀다. 데메테르는 방해가 생긴 것을 알고, 아기를 마루바닥에 던졌다. 그런 뒤 여신은 자기 정체를 밝히고 켈레오스왕에게 명하여 자신을 모시는 새로운 비밀의식, 즉 엘레우시스의 비의를 집행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불모와 풍요]
데메테르는 신들과의 교제를 피하고 새로운 엘레우시스 신전에서 만 1년을 지냈다. 그동안 대지는 불모의 땅이 되었다.제우스는 만일에 데메테르의 진노를 가라앉히지 못한다면 인간은 모두 죽고 신들도 희생을 당하게 될 것을 걱정했다. 이에 데메테르를 달래는 방법으로 이리스를 엘레우시스로 보내, 그녀에게 올림포스의 집회에 참가하도록 청하게 했다. 그러나 데메테르는 페르세포네가 돌아오지 않는 한 어떠한 말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겠다고 했다. 할 수 없이 제우스는 페르세포네를 데메테르에게 돌려주겠다고 승낙했다. 다만 여기에는 페르세포네가 저승에서 아무것도 먹지 않고 있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있었다. 왜냐하면 하데스의 왕구에서 한번이라도 음식을 먹은 자는 영원히 거기 있어야 한다는 규칙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제우스는 헤르메스를 시켜 페르세포네를 데려오게 하고, 하데스도 페르세포네를 보내는데 동의했다. 마침내 페르세포네가 저승에서 떠나게 되었을때, 하데스는 그녀에게 몰래 석류나무 열매를 주었다(오비디우스에 따르면 페르세포네는 하데스의 정원을 걸으면서 석류나무 열매의 껍질을 벗겼다고 한다). 페르세포네가 엘레우시스에 도착하자 데메테르는 그녀에게 저승에서 아무것도 먹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고 대답했으나, 아스칼라포스가 석류나무 열매를 먹는 그녀를 보았다고 단언하는 바람에 페르세포네도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었다. 그녀는 몇 알 (4알에서 7알까지 여러설이 있다)의 열매를 입에 넣었던 것이다. 이에 제우스는 그녀에게 매년 3분의 1(또는 반년)은 하데스의 왕구에서 그의 아내로 지내야 한다고 명령했다. 이리하여 곡물이 성장하고 익는 동안(가을에 파종하여 초여름에 수확할 때까지)에는 페르세포네가 어머니와 같이 지낼수 있어서 대기도 기름졌다. 그러나 더운 여름에 종자가 항아리속에 저장되어 있을떠는 대지가 말라 불모지가 되었다. 이 신화에 대한 근대의 설에는 그와 정반대되는 것이 있다. 즉 페르세포네는 봄과 여름의 여신이고, 겨울 동안은 하데스에게 갔다가 봄이 되면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다. 한편 제우스는 레아를 데메테르에게 보내, 인간이 불모와 흉작으로 고생하는 일이 없게 해달라고 청했다. 이에 그녀는 풍요와 수확의 혜택을 세상에 내리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녀는 엘레우시스의 신관직을 에우몰포스에게 맡기고 나서, 트리프톨레모스(데메테르가 불사신으로 만들려고 했던 켈레오스의 아들 데모폰과 동일시 될떠가 있다)에게 명하여 농업기술을 세계의 모든 인간에게 전달하게 했다. 아테네인과 시칠리아인은 저마다 자기들이야말로 곡물의 혜택을 받은 최초의 민족이라고 주장했따. 데메테르는 트리프톨레모스에게 날개 달린 용이 끄는 자기 전차를 주어 쉽게 돌아다니게 했다. 그녀는 또 아티카에 무화과나무를 주었다. 페르세포네를 찾아 여러나라를 방황하고 있을때 그녀를 따뜻히 대해준 아티카의 필로스라는 사내에게 보답하기 위해서였다. 트리프톨레모스가 여행을 끝내고 엘레우시스로 돌아오자 켈레오스는 그를 불충하다 하여 죽이려 했으나, 데메테르가 이를 만류하고 켈레오스의 왕위를 트리프톨레모스에게 이양하도록 명했다. 데메테르는 탄탈로스가 신들을 초대한 연회에서 탄탈로스의 아들인 펠롭스의 시체로 만든 죽을 먹은 유일한 신이었다. 펠롭스가 소생하자 그녀는 자기가 먹은 부분 대신 상아로 만든 어깨를 그에게 주었다. 데메테르는 카드모스와 하르모니아의 결혼식에 참가하여 이아시온을 만났다. 데메테르는 그와 크레네의 휴경지에서 정을 통했다. 이에 제우스는 여신과 관계를 맺은 이아시온의 발칙한 행위를 벌하기 위해 그에게 벼락을 떨어뜨려 죽였다. (일설에 의하면, 한쪽 다리를 부자유스럽게 만들었다). 데메테르는 이아시온과의 사이에서 플루토스('부자')와 필로멜로스('노래를 좋아함')등 두 아들을 낳았다고 한다. 필로멜로스는 가난한 농부로 만족하고 짐마차를 고안했다. 죽은후 그는 데메테르에 의해 밤하늘로 올려져 별자리가 되었다. 그녀는 또한 케르키라 섬의 동굴에 살고 있던 마크리스라는 님프를 사랑하여, 그녀를 위해 티탄신족에서 케르키라섬에 곡물을 심고 수확하는 기술을 가르쳤다. 이리하여 그 섬은 드레파논, 즉, '낫'이라 불리게 되었다. 데메테르는 테살리아에 성스러운 숲을 가지고 있었는데, 에리식톤이라는 사나이가 새로운 식당을 짓기 위해 그 나무를 베려고 했다. 이에 데메테르는 여신관의 모습을 하고 나타나 그 계획을 중지하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그가 계획을 취소하려 하지 않는 것을 본 데메테르는 그에게 절대로 배가 부르지 않는 벌을 내렸다. 이에 그는 아무리 먹어도 공복을 채울수 엇ㅂ어 그만 거지가 되고 말았다(->에리식톤) 그러다가 마지막에는 자기살을 먹고 죽었다. 데메테르는 딸을 찾아 사방으로 헤매었기 때문에 여러지방과 관계를 맺게 되어, 그리스 각지에서 숭배를 받았다. 특히 여자들, 예컨대 아테네의 테스모폴리아 제전 등을 통해 숭배받았다. 테스모폴리아 제전은 테스모폴로스('법을 가져다주는 자') 라는 그녀의 명치에서 유래한 것이다. 참가자는 여자에 국한되고, 그녀들은 자기네의 다산과 아테네의 풍작을 기원했다. 아리스토파네스는 이를 주제로 하여 희극인 <여자들의 제전>을 썼다.
(11)포세이돈
포세이돈은 크로노스와 레아 사이에서 태어났다. 포세이돈을 낳은 레아는 망아지 한 마리를 자신이 낳은 아이라고 속여 크로노스에게 주었다. 남편은 의심하지 않고 망아지를 한 입에 삼켜 버렸다. 레아는 아이를 로도스 섬의 주민인 텔키네스(Telchines)와 오케아노스의 딸인 카페이라(Kapheira)에게 맡겨 기르게 했다. 자식을 먹어 치우는 아버지를 피해 이렇게 비밀리에 성장한 포세이돈은 제우스가 아버지 크로노스아 아버지의 형제들인 티탄들에게 선전포고를 하자 제우스의 편에 서서 용감하게 싸웠다. 이 전쟁 중에 포세이돈은 퀴클롭스로부터 삼지창 트리아이나를 받아 이를 자신의 무기로 삼았다. 전쟁이 끝나자 포세이돈은 티탄들의 거대한 몸들을 끌고 가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지하의 감옥인 타르타로스에 가두었다. 타르타로스는 올림포스의 신들도 가고 싶어하지 않는 무시무시하고 기분 나쁜 곳이었다. 그러나 포세이돈은 자신의 형제인 제우스를 위하여 이 궂은 일을 즐거이 맡았다. 그 뒤로 포세이돈이 타르타로스의 열쇠를 간수했다. 거인들과의 전쟁에서 포세이돈은 거인 폴뤼보테스를 에게 해 동남쪽 끝까지 쫓아갔다. 포세이돈은 삼지창으로 코스 섬의 일부를 잘라 내어 거인에게 던졌다. 거인은 그 밑에 깔려 죽었다. 포세이돈이 던진 땅덩이는 니쉬로스(Nisyros)섬이 되었다.
티탄들과의 전쟁이 끝났을 때 제우스와 포세이돈, 하데스는 제비를 뽑아 각자의 지배 영역을 정했다. 이들은 모두 크로노스의 아들이었기에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세계에 대한 동등한 권한을 갖고 있었다. 제비뽑기의 결과, 제우스는 하늘을, 포세이돈은 바다를, 하데스는 지하의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다. 올림포스와 대지는 중립 지역으로 세 신 모두가 공유하기로 결정되었다. 포세이돈은 올림포스에 헤파이스토스가 지어 준 궁전 이외에 바다 밑에 번쩍이는 황금으로 지은 또 다른 궁전을 갖고 있었다. 그 궁전에서 포세이돈은 아내 암피트리테와 안락한 생활을 즐겼다. 포세이돈이 바다 밑 궁전을 나와 황금 전차를 타고 파도 위를 달리면 돌고래들은 기쁨에 전차 주위로 모여들어 힘껏 물위로 뛰어 올랐다. 바다의 신인 그는 마음만 먹으면 자신의 무기인 삼지창을 한 번 휘두름으로써 바다를 폭풍우로 사납게 만들 수도, 호수처럼 잔잔하게 만들 수도 있었다. 쏜살같이 빨리 달린다는 파이아케스인들의 배도 그가 선사한 것이다.
포세이돈은 바다의 노인 네레우스의 딸 암피트리테와 결혼했다. 포세이돈은 암피트리테에게 연정을 품고 사랑을 고백했지만 그녀는 포세이돈을 밍지 못하고 바다 밑 깊숙한 곳에 있는 아틀라스의 궁전에 숨어 버렸다. 포세이돈은 그녀를 잊을 수 없어 바다의 모든 동물들에게 암피트리테가 있는 곳을 알아내어 달라고 부탁했다. 이때 돌고래들이 암피트리테가 있는 곳을 알아내어 포세이돈의 애절한 사랑을 전함으로써 둘은 결혼을 하게 되었다. 이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포세이돈은 하늘에 돌고래별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올림포스에서 포세이돈은 제우스와 함께 최고 연장자에 속했다. 다른 올림포스 신들은 그를 어른으로서 존경했다. 올림포스의 제이인자라 할 수 있는 아폴론도 포세이돈과 정면으로 맞서는 것을 꺼렸다. 트로이 전쟁 때 포세이돈은 아폴론에게 도전했지만 아버지의 형제와 싸우기를 부끄럽게 여긴 아폴론은 이를 피한다. 그러나 올림포스의 제일인자는 어디까지나 제우스였다. 포세이돈은 제우스의 권좌를 넘보지 않았다. 오히려 제우스가 전차를 몰고 올림포스로 오면 포세이돈이 제일 먼저 마중 나가 말고삐를 매어 주었다. 트로이 전쟁 때에도 포세이돈은 제우스의 명령에 따라 싸움터에서 물러섰다. 또 바람처럼 빨리 달린다는 명마를 놓고 제우스와 다투었을 때도 끝내 양보한 것은 포세이돈이었다. 그러나 다혈질인 포세이돈은 말을 빼앗긴 분을 삭이지 못하고 땅 한 귀퉁이를 떼어 내서 바다에 집어 던졌다. 그가 던진 땅은 사르데니아와 에우보이아, 키프로서 섬이 되었다.
또 포세이돈은 여신 테티스를 놓고 제우스와 다투었다. 그러나 테티스가 낳은 아들은 아버지보다 위대하여 아버지의 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예언을 듣고 형제는 그녀를 인간 펠레우스에게 시집 보낼 음모를 꾸미게 된다.
그러나 포세이돈은 딱 한 번 제우스에게 도전했다. 아테나와 아폴론과 함께 제우스를 권좌에서 몰아내려는 헤라의 음모에 가담한 것이다. 그러나 이 음모는 실패로 돌아갔고 포세이돈은 그 벌로 아폴론과 함께 트로이의 왕 라오메돈에게 일 년 동안 봉사하게 되었다. 두 신은 왕의 부탁을 받고 트로이 성벽을 쌓아 주었다. 성벽 쌍기를 끝내고 두 신은 왕에게 약속한 보수를 요구했지만 라오메돈은 보수를 주기는커녕 귀를 잘라 먼 곳에 팔아 버리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화가 난 포세이돈은 토로이 지방에 해일과 홍수를 보냈다. 또 바다의 온갖 괴물들을 보내 큰 재앙을 불러일으켰다. 그제야 다급해진 왕은 델포이에 사람을 보내 신들과 화해를 모색했다. 왕의 딸 헤시오네(Hesione)를 바다 괴물에게 희생해야 한다는 신탁이 나왔다. 헤시오네가 괴물에게 희생 당하게 된 순간 마침 이곳을 지나던 헤라클레스가 그녀를 구해 주었다. 에티오피아 왕 케페우스(Kepheus)의 아내 카시오페이아(Kassiepeia)도 자신이 포세이돈의 아내 암피트리테나 바다의 요정 네레이데스(Nereides) 보다 더 아름답다고 자랑하다 포세이돈의 노여움을 사 수난을 겪었다. 포세이돈은 바다 괴물을 보내 나라를 황폐하게 만들었다. 왕은 급히 델포이에 사람을 보내 신탁을 물었다. 이번에도 신탁은 그의 딸 안드로메다를 제물로 바쳐야 한다고 나왔다. 안드로메다가 바닷가 바위에 묶여 희생되려는 순간 마침 이곳을 지나던 영웅 페르세우스가 그녀를 구해 주었다. 다혈질이고 흥분하기 쉬운 포세이돈은 남들과 쉽게 다투었다. 그는 여러 신들과 영토를 놓고 분쟁을 벌였지만 별로 소득은 없었다. 제우스와 달리 책략이 모자랐다. 그는 제우스와 아이기나 섬을 놓고 주도권 싸움을 했지만 신들은 제우스 편을 들었다. 하는 수 없이 그는 섬을 제우스에게 양보한다. 아테나 여신과 아테네를 놓고 격돌하지만 아테네 주민들은 포세이돈이 파 놓은 샘보다 아테나가 준 올리브나무를 더 선호하여 자신들의 수호신으로 아테나 여신을 선택했다. 화가 난 포세이돈은 아티카 반도의 서해안 트리아시오(Thriasio) 평원에 홍수를 보내 앙갚음을 했다. 아르고스를 두고 헤라와 대결했을 때도 강의 신 이나코스(Inachos)는 헤라의 손을 들어 주었다. 포세이돈은 이번에도 아르고스 지방에서 모든 물을 마르게 하여 이나코스 강을 마른 내로 만들었다. 닉소스 섬도 디오니소스에게 빼앗겼다. 그리스의 성지 델포이도 아폴론에게 양보해야 했다. 원래 델포이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와 포세이돈의 공동소유였다. 그러나 가이아가 자신의 지분을 테미스에게 양도했고 테미스는 다시 아폴론에게 주었다. 포세이돈이 자신의 몫을 요구했지만 델포이에 대한 권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대신 트로이젠의 칼라우레이아(Kalaureia) 지방을 얻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트로이젠 시를 놓고 포세이돈은 아테나 여신과 또 한번 주도권 싸움을 벌였다. 제우스의 중재로 트로이젠은 두 신의 공동소유가 되었다. 코린토스에서는 태양의 신 헬리오스와 소유권을 다투었다. 중재에 나선 거인 브리아레오스가 산은 헬리오스가 차지하고 포세이돈은 지협을 갖도록 했다. 헬리오스는 후에 코린토스를 아프로디테에게 양도했다. 영토 문제에 있어서 포세이돈은 결코 성공적이지 못했다.
테살리아(Thessalia)의 왕 엘라토스(Elatos)에게 아름다운 딸 카이네가 있었다. 그녀는 포세이돈의 사랑을 받아들이느 조건으로 자신을 절대로 죽지 않는 남자가 되게 해 달라고 졸랐다. 인간의 분수에 넘치는 요구였지만 포세이돈은 그녀의 소원을 들어주었다. 남자가된 카이네는 이름도 카이네우스로 바꿨다
(12)아르테미스
아폴론이 태양의 신인 데 반하여 아르테미스는 달의 여신으로 생각되었는데, 이는 월신(月神) 셀레네, 헤카테와 동일화되었기 때문이며, 아르테미스라는 이름도 그리스계(系)가 아니고 옛 선주민족(先住民族)의 신의 이름이었던 것으로 추측한다. 원래는 대지, 특히 야수들이 사는 들판을 주관하는 모신(母神)으로서 동식물의 다산(多産)과 번성(繁盛)을 주관하는 것으로 믿어, 출산과 어린이의 발육을 수호하는 신이 되기도 하였다. 소(小)아시아의 에페소스에서 신앙되던 아르테미스의 상(像)은 가슴에 무수한 유방을 갖고 있었으며, 고장에 따라 특징 있는 숭배를 받았는데, 옛날에는 인신공희(人身供犧)를 하는 고장도 있었던 것으로 추측한다. 로마 신화에서는 디아나와 동일시되었다.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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