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친구의 편지

신록의 계절을 앞에두고

북벽 2009. 5. 25. 18:22

 

5월이 시작된 아침,

 

            또 한장의 달력이 뜯겨졌다.

            물도흐르고, 바람도 지나가고,삶의 여정은 그렇게 빠르게 내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간다. 지나 간것은 되돌아 올수 없는 것,그건 과거라는 이름으로 묻혀진다.

 

            한때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기억도 가물 가물한 사춘기 시절,

            세상 살이가 어렵고, 힘들게 느껴 지기도 하고,만사가 제대로 풀리지않을때,

            커서 무엇이 되어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머리를 떠나지 않던 시절.

            군대도 가야 하고, 공부도 해야 하고,어려운 가정 형편도 도와야 했던 날들.

 

            친구들은 빨리 다녀 와야 한다며 하나, 둘  군지원 입대를 했다.

            아직 영장은 나오지 않았지만 군대는 가야 하는 필수 과정.

            가기 싫다거나, 겁이 나는 것은 아니였지만 아직 형님이 제대 전이시라

            둘씩 집안 일을 나 몰라 하고,내가 입대 할 수 는 없었다.

 

            농사가 전부였던 우리가정,우리집.

            동생들은 올망 졸망, 아직 어리기만 했고,

            아버지 혼자 농사일을 감당 하기엔 역 부족 이셨다.

 

            그 당시만 해도 모든 것은 힘으로 하는 농사였다.

            리어커 하나 없어, 모든 것을 지게로 져 날라야 했고,

            오로지 일 자체를  몸으로 때워야 했던 시절이였다.

 

            한참 바쁜 철엔 고양이 손도 빌려야 한다는 웃으게 소리가 들릴 정도 였으니---.

            방학때는물론 토,일요일은 농사꾼으로 변해야 했다.

            농사일은 시기가 중요 하다.때를 놓쳐선 안된다.

            학업처럼 잠시 뒤로 미룰수가 없다.내년에 다시 파종 할려면 몰라도---.

            수확시기를 놓치면 소득이 반감 할 수 밖에 없는게 농사다.

 

             그런 시기에 겪어야 했던 사춘기 고민은 스스로를 더욱 어렵게

             만들기도 했다. 남들처럼 놀러 다니고도 싶었고, 기타도 배우고,

             수영도 배우고 싶었다. 텐트 빌려 지리산으로 무전 여행도 떠나 보고 싶었지만

             지금 생각 해 보면 잘도 참아냈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나는 지금 할 줄 아는것이 별로 없다.

 

             가장 부끄러운 것중 하나가 악기 하나 다룰 줄 모른다는것,

             그리고 당구나 바둑도 모른다.수영은 늦으막 하게 건강을 위해 배웠을 뿐이어서

             그저 실내 수영장에서 개헤엄 칠 정도 수준이다.

 

              요즈음 나이드신 분들이 섹스폰 불고, 피아노,또는 손풍금 치시거나  기타를

              자유 자재로 활용 하시면서 노년의 삶을 풍요롭게 보내시는 것을 보면서

              참, 나는 많이도 부족 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였다.

 

             하지만 가장 늦었다고 생각 할때가 가장 빠르다는 것을

             인식 하면서 즐겁게, 여유롭게 살아 갈려고 노력 하는 중이다.

             현실이 가장 중요 하기 때문이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 흘러간 물이고,

             지금, 아니,이 순간 순간이 가장 중요한 싯점이지 않을까?

             미래는 아직 도래 하지 않은 내일 날일 뿐이니까.

 

             그게 삶이고 인생일게다. 인생 뭐 별것있나.

             나 좋은 일 하면서 즐겁게 즐기며 사는 삶이 최고지.

             이제와서 악기를 배우자니 섬뜩 손이 가지 않는다.

             자꾸 어렵게만 느껴지니까, 더 더욱 망서려 지는 것 같다.

             우선 내 의지가 없다는 게 솔직한 변명이다. 절박함이 없는 탓이다.

             이상도 하지-- 그토록 배우고 싶었는데 왜일까? 자신이 예능 소질이

             없다는 것을,아니 부족 하다는 것을 알아서 일까?

 

             나이 50이 넘으면 꼭 필요한 3가지가 있단다

             가족, 친구, 취미가 있어야 한단다.

             내 취미는 무얼까?  여행, 글쓰기,등산.-----글쎄 자신 만만하게 내 놓을만 한게 없다.

            

             지난 시간이 참 빠르게도 흘렀다.

             나는 아직 그렇게 느끼지 못 하는데---.

             주변 사람들의 모습이 달라 졌다. 그 사람들이 나를 보는 시각도

             나와 똑 같으리라. 아직 마음은 청춘인데 몸은 그러지 못하다.

 

             얼마전 고향 친척 어르신의 장례식에 다녀 온적이 있었다.

             고향에서 어릴적 꼬맹이로만 기억 되던 이름들이

             40을 넘었단다. 그들의 어린시절 기억만이 뇌리에 남아 있을뿐인데--

             세월의 흐름은 그들도 중년의 고개를 넘나 들게 만든 것이다.

 

             그저 거리에서 지나치는 만남으론 그들을 알지 못한다. 알수가 없다.

             나도 마찬가지이고 그들은 더욱 그렇다.

             그 날 장례장에서 "얘가 누구야" 라고 가르켜 주었기에  그 모습이 살아난 것이다.

 

             어린시절,  그 모습의 기억이 얼굴에 조금은 아직도 남아 있었다.

             세월이 만든 결과이지만---.자주 대하는 사람은 그 변화를 잘 느끼지 못 한다.

             그래도 서로 기억 하고 있슴에 만족 해야겠지.

 

             사람사는 세상이 다 그러하리라.

             앞으로 한참 세월이 흐른후 다시 만나면 또 오늘의 얘기를  할지도 모른다.

 

             4월이 가고 신록의 5월이 시작된 아침이다.

             세월 흐름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나인데,  오늘 아침은 왜 이글을 쓸까?

             아니 쓰다보니 그 방향으로 돌아간 걸까?

             아니면 달력을 한장 뜯다보니 무심한 세월이 아쉬워일까?

 

             오늘은 근로자의 날이다. 노동절이다.

 

             쉬는 것 자체는 좋지만 대부분 중소기업이 일거리가 없어 쉬는 곳이 많다.

             현실의 슬픈 자화상이다. 쉼의 의미보다 우선 살아가야 할 일거리를 찾아야 한다.

 

             우선 세계경제가 살아야  할텐데--,

 

             우리나라 소비만으론 내수가 살기 어려운 인구 구조란다.적다는 얘기다.

             1억이 넘어야 자급능력이 생겨난단다.

             그러니 우리나라는 세계를 상대로 수출 할수 밖에 없는 구조.

             세계로, 세계로 뻗어가야 할텐데----.

 

             대형 소비처인 미국경제는 언제 살아 날 수 있을까?

             강 건너 불 처럼 쳐다 볼 수 밖 에 없는 우리경제가 한스럽기만 하다.

 

             모두가 바빠서 쩔쩔 매는 그런시절을 꿈꿔보는 노동절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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