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죽여주세요
어떤 자가 처첩을 한 방에 두고 사는데 매일처럼 처첩은 싸우기만 했다.
하루는 사내가 밖에서 돌아오니 그 사이에 또 싸움이 벌어져 한창 인지라,
사내는 첩을 꾸짖으면서,
[너희는 어찌하여 매일처럼 싸움질만 하여 집안을 이렇게 어집럽히는가!
이런 여자는 당장 때려 죽여야 해!]
하고 벼락을 치더니 첩의 머리채를 잡고 건너방으로 끌고 가 버렸다.
그런데 아무런 소식이 없자 괴이하게 생각한 본처가 살금살금 기어가 문틈으로 들여다 보니
바야흐로 운우(雲雨)가 이르러 있었다.
이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본처가 방안으로 뛰어 들며 하는 말이,
[이렇게 때려 죽이는 거면 나를 때려 죽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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