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친구의 편지

가을

북벽 2009. 9. 16. 08:22

 

           이른 새벽 입니다.

           아직 어둠이 그대로 입니다.가로등 불빛이 비치는 것을 보니

           해뜰시간이  멀었나 봅니다.

 

           아파트 베란다쪽에서 귀뚜라미 소리가 들려 옵니다.

           가을 이라서 귀뚜라미가 우는건지,

           귀뚜라미가 울어서 가을인지, 지금은  헷갈리는 계절의 변화시기입니다.

 

           얼마전 까지 매미의 울음소리가 잠을 깨우곤 했는데

           이젠 귀뚜라미 차례인가 봅니다.

           귀뚤,귀뚤, 귀뚜르르---, 뚜르르,뚜르르.

           그 소리를 분명 귀로 들었는데 표현이 참 어렵습니다.

 

           암컷을 유혹할때 내는 소리라 배웠는데--.

           저 귀뚜라미는 밤새 바보처럼 제짝 하나 구하지못하고,

           이 이른 새벽에도  우는가 봅니다.

           귀뚜라미는 목으로 우는게 아니라 날깨를 부딪쳐 소리를 낸다는데

           얼마나 힘들었을까? 지치지도 않았는가?

           사랑이 무어길래 저 귀뚜라미는 힘겹게 날깨를 비벼 댈까?

           

            도심에서도 들려오는 귀뚜라미소리가

            소음으로만 들리지 않아 좋습니다.

            풀잎 이슬 한장이고서 우는 풀벌레 소리처럼 정겹습니다.

            자연의 소리처럼 들려 옵니다.

           

            쓰레기 수거하는 청소차의 소음이 적막을 깹니다.

            아침이 오고 있습니다.

            여명이 밝아 오나 봅니다.해가 뜨기전  저 귀뚜라미가

            좋은 짝을 찾았으면 합니다.힘든 사랑의 세레나데를

            이제 멈추기를 ----.

 

            내일은 가족 모임이 있어 경기도 양평을 다녀 올 예정입니다.

            하루 쉬고 목요일 소식 드립니다.

 

            윤 동주의 시(詩) 한편 보내 드립니다.

 

            복된 하루 되십시요.고맙습니다.

           

           

            귀뚜라미와 나와

 

 

귀뚜라미와 나와

잔디밭에서 이야기 했다.

 

귀뚤귀뚤

귀뚤귀뚤

 

아무에게도 알려 주지 말고

우리 둘만 알자고 약속했다.

 

귀뚤뒤뚤

귀뚤귀뚤

 

귀뚜라미와 나와

달 밝은 밤에 이야기했다.

 

----윤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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