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친구의 편지

낙엽이 주는 의미

북벽 2009. 11. 3. 08:34

 

  

    날씨가 추워졌습니다.

    기상예보대로 비내리고 바람불고, 11월로 접어드니  

    가을을 너머 초 겨울로 향하는 기온입니다.

 

    어제는 낙엽진 길을 걸었습니다.도심속에서도 가로수 덕분에

    낙엽을 밟을수 있었습니다.

 

    대전 대덕 연구단지, 화암 4거리에서 전민동에 이르는 언덕 길,

    프라다너스 가로수가 있는 길이지요.우리 어릴적엔 버즘나무라고

    불렀지요. 나무껍질이 얼룩 얼룩해서 붙혀진 이름. 

    예비군복 디자인과 비슷 하기도 합니다.

 

    동그란  열매가 단단해서 아이들끼리 장난하며  알밤깨나 맞은 기억의나무,

    특히 학교운동장에 그 나무가 많았습니다.아마도 시원한 그늘을

    만들었기에 많이 심었나 봅니다.

 

    프라다너스는 잎이 큼니다.잎도 무성합니다.하지만

    아름답지는 않습니다. 늘 푸르다가 색갈이 변하는가 싶으면 금새

    갈색의 낙엽이됩니다.단풍나무처럼 붉던지, 은행잎처럼 노랗다면 더 좋았을것을---.

 

 

 

    나무잎은 색갈이 변하면 단풍이되고,

    떨어지면 낙옆이되고, 담겨지면 쓰레기가 됩니다.거름이 됩니다.

    나뭇잎이 무성하기에 길옆 보도엔 낙옆이 수북히 쌓였습니다.

    자전거 도로도, 보도 블럭도 낙엽으로 감추어졌습니다.

 

    여유로운 시간은 많은것을 생각하게되고 느끼게 만듭니다.

    발바닥에서 전해오는 낙엽밟는 소리가 좋습니다.

    바삭, 바삭 --하며 부서지는소리.바람따라 도로위를 구르는소리.

    바람결에 움직이며 길 모퉁이엔 큰 낙옆무덤을 만들었습니다.

 

    저들도 언젠가는 푸르고 싱싱 했던 날들이 있었는데---.

    봐라-- 우리 인생도 언젠가는 낙엽처럼 되는 것 아닌가하는 쓸쓸함이

    머리속을 스쳐 갑니다.모든것은 자연으로 돌아가는 진리가 이곳에서도 보입니다.

 

    이런 가을날. 낙엽진 길을 걷다보면

    프랑스 시인이며 철학자인 레미드 구르몽(Gourmont, Remy de)의 낙엽이란

    시(詩)가 누구나 가슴속에서 떠 오르지요.

    사춘기 시절,  연애편지에 많이도 썼던 구절이지요.지금도 기억이됩니다.

    그 당시는 펜팔이라는 이름으로 편지를 주고 받았지요.

    쓰고, 지우고, 다시쓰고---. 우체부를 기다리고---.우표를  사서 붙이고--.

    나름대로 순수한 낭만이 있었습니다.

 

    시몬, 나뭇잎이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중략)

   

    뭐 이렇게 시작 되는 시 였었지요.  몇번이고 되뇌였던 구절,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밟는 소리가----,지금도 좋습니다.

    그런 가슴 뭉클한 시를 써야 하는데-----.누구나 동감할 수 있는 글을 써야 하는데---.

     나는 왜 안될까?  무엇이 부족 한것일까? 쓸줄 모르는 무식한자의

     변명뿐이지. 노력도 안하고, 공부도 안하고,욕심은 내고--.에궁.부끄, 부끄.

 

     낙엽이 정말 많습니다. 아직 반도 안떨어진 것같은데---.

     이번 비, 바람으로 많이 떨어진 상태 입니다.일부 푸른잎 낙엽도 많습니다.

 

     나무는 가을이되면 잎들과의 이별식을 갖습니다.

     여름내 무성하게 키워논 자식을 보내는 심정.

     보내는것이 서러워 아름다운 옷으로 갈아 입히는 과정,그게 단풍 아닐까요?

     그게 이별식의 준비 일지도 모름니다. 떠나 보내는 마음의 표현입니다.

 

     그러면서 또 다른 봄날의 새싹을 탄생 시키기위한 준비에 들어 갑니다.

     생의 순환이지요. 우리네 인생도 똑 같습니다.영생은 없으니까.

 

     행복한 하루 되셔요.

 

    (사진은 다음카페 송운 사랑방에서 모셔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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