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만나러 가는길.
부여 서동 연꽃 축제(09.7.10 (금)~7.19 (일))는 끝났지만
번잡함을 피해 한가로울것이란 가정하에 부여 궁남지를 향해 연꽃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이번은 가는길이 바뀌었다. 대전- 당진간 고속도로가 지난 5월 28일 개통 되면서 공주 서천간
고속도로도 같이 개통되었기 때문에 새로운 길로 운전대를 잡았다
부여 I.C에서 빠져 나가면 10분 정도에 궁남지에 도착할 수 있다는
정보를 사전에 받고, 천천히 새로운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우선 한가로웠다. 텅비었다. 곧 바로 뚫어진 고속도로. 산을 깍고, 터널을 만들고,
교량을 놓아 산과 산. 그리고 들녁을 연결하며 지난다.
평화로운 농촌 모습. 집도 절도 없다.
마을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저 새로 만들어진 고속도로 만이
초록의 숲에 하얀 콘크리트길로 뻗어 있다. 청양을 지나자 곧 부여 I.C 이정표가
나온다. I.C를 빠져 나가니 아직 인접 국도는 공사가 한창이다.
길을 통제하는 붉은색의 프라스틱 통이 줄줄이 가로막고, 1차선만 운용 중이다.
저만큼 부여 종합운동장이 큰 구조물로 서있다 백제대교를 건너 궁남지로 향하는 길.
예쁜 소나무 가로수가 이채롭다. 어디서 구해와 심었는지 멋진 소나무 가로수가 옛
백제의 영화롭던 시절을 재현이라도 하는듯 고고함을 뽐낸다.보기가 좋다.
토요일 오후. 연꽃 축제는 끝났지만 넓은 주차장엔 차가 빼곡하다.
연꽃을 만나러 온 사람들이 이토록 많은가 보다.. 내가 이곳을 매년 찾아오기
시작한지도 4년째다. 처음엔 연꽃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으로, 그 다음부터는
점점 넓어지는 연꽃재배 장소와 홍련, 백련, 황련, 수련 등 각종 연꽃이
피고 지고를 반복하는 아름다움에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차를 겨우 주차하고 연재배지가 펼쳐진 궁남지 주변 산책길을 걷는다.
홍련, 백련이 어울어져 푸른 들판위에 또 다른 장관이 펼쳐졌다. 막 피어오르는 모습,
아직 잎을 열지 않은 꽃 봉오리 모습, 활짝 핀 채로 하나, 둘 꽃잎을 떨구는 모습.
노란 꽃술과 연두색 연밥, 질푸른 연잎, 그 사이길을 걷는 관광객들.
연신 여기저기서 카메라 세례가 터진다. 지난해보다 더욱 넓어졌다. 그리고 연들도
빈틈없이 꽉 솟아 올랐다. 수중식물인데도 주변 논뚝까지 연줄기는 싹을 올렸다.
하늘을 덮은 구름덕분에 꽃을 감상하기에 딱 좋은 날씨다.
자외선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우선 그늘이 지기에 덜 뜨거운것 같아 좋다..
꼬불 꼬불 산책길을 따라 걸으며 좌, 우 논에서 연꽃 무리와 아름다운 꽃을
만날 수 있다. 진흙속에 뿌리를 내렸지만 연꽃의 화려함, 깨끗함, 정결함에 넋을
잃는다. 아무리 유명한 화가라도 저 연꽃잎 색깔을 꼭 같이 그려낼 수 있을까?
아마도 불가능하리라.
색깔은 자연 모습이 으뜸이다. 특히 홍련의 심오한 빛깔은
진흙속에서 피어낸 진주처럼 값진 모습이다. 넓은 들녁이 온통 연꽃으로 메워졌다
보기 어렵다는 황련도 장관을 이루었다.
송나라 유학자 주돈이 "꽃중의 군자"라 부른꽃. 열매를 먹으면 괴로움을 잊고
즐거운 꿈을 꾸게 해준다는 꽃, 고대 이집트에서도 벽화등을 통해
창조, 비옥, 다산 등을 상징하는 꽃. 그게 바로 "꽃중의 꽃" 연꽃이란다
어느 한곳도 버림이 없다는 꽃. 그래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것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꽃이라 부르기도 한단다.
또한 연은 수질 정화능력이 제일 좋다고 정평 나있는
수생식물 부레옥잠에 비해 2~3배의 정화능력을 가지고 있단다
그리고 또 한가지 재미있는것은 스스로 영양분을 태워 발열하며 해뜨기전 이른
새벽에 꽃을 피운단다.부지런한게 연꽃이다.
이제 이곳 궁남지 주변은 연꽃 단지가 되었다. 궁남지를 중심으로 주변논에는
연꽃이 심어졌고 아름다운 명소가 되었다 사람들도 한 여름에 내내 찾아온단다.
연꽃 종류도 많다. 이곳에서 처음 만난 "물 양귀비". 잎은 수련 모습이지만
꽃은 노란색으로 양귀비 꽃 모습이다
수련과는 그 모습이 완연히 다르다. 물위에 뜬 노란꽃 모습이 정말 예쁘고
앙증맞다. 옛부터 예쁜것은 모두 양귀비에 비유됐나보다 그 옆 수련은 아직
꽃 봉오리만 잔뜩 밀어 올렸다. 개화시기가 아직덜된 모양이다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련도 잎새를 밀쳐가며 뻗어 올렸다
온 바닥이 푸른 잎새로 가득 담겨졌다.
오가는 길목, 해바라기도 한껏 노란꽃을 피우고 모두가 연꽃단지로 방향을 잡았다
연꽃만 보지말고 자기도 보아달라는 구애의 눈길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그 옆 원추리도 노란꽃을 무리지어 피웠다.
노란꽃, 아름다운 꽃, 꼭 백합을 닮았다
원추리는 잎새보다 높게 꽃 대궁을 길게 올려 7~8개의 꽃을 피운단다
하지만 우리가 잘 모르고 있어서 그렇치 원추리 꽃은 꼭 하루만 피었다가
그 다음날 진다. 여러개의 꽃 대궁에서 피고 지고를 반복하다보니
우리는 늘 그꽃이 아직 피어있는줄 알뿐이다.
그래서 조금은 슬픈꽃이 된다.
연꽃 단지를 돌아 궁남지로 왔다 물이 가득히 고였다
연못안에서는 분수가 여기저기서 물을 뿜는다. 그리고 수양버들도
치렁치렁 가지를 바람에 태우며 분위기를 돋운다.
연못 중앙 정자를 향해 목조로된 다리를 걷는다. 다리 아래 물속엔 이름모를
치어들이 올망졸망 난리들이다. 사람들이 던져주는 과자 부스러기를
먹으려고 입을 물위로 내놓고 밀치며 먹이감을 쟁취중이다
가끔 비단잉어도 보이지만 물이 너무 흐려 그저 그 윤곽만 보일뿐이다.
초상화 그려주는 화가들, 아이스크림 파는 아낙네들,
주차장 주변에서 파는 나이롱 양산, 그리고 시원한 음료수,관광상품들 --- 등
노점들도 연꽃시즌을 놓칠리 없다.
요즈음은 옛날에 비해 연꽃 만나기가 수월해 졌다
작은 사찰에서도 연못은 없을 망정 큰 다라에 수련이나 홍련등을 심어
꽃을 피워낸다
한바퀴 돌아본 궁남지. 연꽃 향기와 민물내음,초록 냄새가 합쳐져 자연의 냄새를 만든다
푸른 연잎이 바람에 너울거린다
NASA에서도 방수를 위해 연꽃잎에서 추출해 만든 물건이 있단다 그 만큼
연잎은 방수에 뛰어나다. 잠깐 내린 이슬비에 연잎마다 하얀구슬이 담겨졌다
연잎을 흔들면 이리저리 옥구슬 흐르듯 잘도 구른다. 참 재미있고 깨끗하다.
지금도 그 아름다운 연꽃 영상이 머리를 스친다.
내년엔 더욱 풍성하게 연 꽃이 피어나리라.그날을 약속해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