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친구의 편지

새해 아침에

북벽 2010. 1. 5. 08:22

 

2010년 새해 해맞이 여행.


눈을 뜨니 새해가 밝았다. 2010년이 시작된 것이다.
아직 이른 아침, 해맞이를 위한 출발준비를 한다
곤히 자는 아들을 깨워 부여 성흥산성 해맞이 축제장으로
향하는 길이다. 아들이 함께 가자고 했기 때문이다.

오전 5시 30분. 출발이다.논산으로 가는 호남 고속도로는 한가롭다


새벽 공기가 싸늘하다. 차량에 표시되는 외부 온도는 영하11도.
아직 어둠속에 대지는 잠들어 있다.
연무대 I.C를 빠져나와 강경을 지나 부여군 임천면 성흥산성으로 향한다
강경을 지나자 내린눈이 동결되어 길이 미끄럽다. 조심, 조심, 서두르지 않고
지방국도를 서서히 달린다. 세도면 장군마을. 이곳은 방울 토마토 재배단지다
하얀 비닐 하우스가 줄지어 있다. 그위에 내린눈이 아직 소복히 쌓여 남아있다.
농부들은 얼마나 마음 졸였을까? 혹시 폭설이라도 내려 비닐 하우스가
망가지기라도 할까봐. 다행히 그저 소복히 얕게 쌓여 이불 역활을 하기에
천만다행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달린다.


성흥산성, 대조사 입구. 이정표가 눈에 들어오고 벌써 주변길은 해맞이 온 차량들로
빼곡히 줄지어 있다. 해맞이 축제장. 교통통제하는 경찰들의 호루라기 소리가
들려오고, 총총걸음으로 산을 향해 오르는 사람들로 주변은 웅성인다.
길옆에 차량을 주차하고 털모자, 목도리, 오리털 파카로 중무장(?)하고

미끄러운 길을 오른다.

 


. 행복의 샘


제11회 성흥산 해맞이 축제.
매년 부여군이 주최하고 부여 문화원이 주관하는 해맞이 축제다.
작년에도 왔다 갔었다.
시계를 보니 6시 50분,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인터넷에서 확인한 이곳 해뜨는
시각은 7시 44분 이였기 때문이다.


가파른 언덕길을 오른다. 미리미리 눈을 제거했기에 오르는길은 수월하다.
저 멀리 산위에 전등불이 환하게 켜져있고, 마이크,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온다.
오르는 길목에 있는 대조사(大鳥寺). 어제 밤 10시에 제야의 종 타종을 알렸던
안내 플랜카드가 바람에 나부낀다. 그리고 철야 법회도 열렸단다.  내려오는 길에
절에도 들려야겠다. 정상아래 도착하니 부여 JC 청년회에서
뜨거운 홍삼차를 한잔씩 준비해 나누어주고 계셨다. 얼마나 고마운일인가!


이 추운날 아침, 온몸을 녹이는 따스한 홍삼차 한잔. 그 고마움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계단을 오르는길, 청사초롱이 걸리고 그 안에 밝은 전구가 불을 밝혔다
오르는 사람들로 돌계단은 만원을 이루었다.
산성에 오르자 큰 모닥불이 나를 반긴다.
그리고 곧 어둠을 향해 2010년 새해 새 아침 불꽃이 화려하게
성흥산성 동녁 하늘을 붉게 수 놓는다. 새해맞이 경축 축포가 발사되고 있는 것이다.


밤 하늘에 쏘아 올려진 축포.
까만 밤하늘에서 피어난 한송이, 아름다운 꽃 모습이다
피어오르고, 또 피어나고. 그리고 한줌 별똥별처럼 떨어지며 사라진다.
사람들이 많다. 가족, 연인들이 대부분이다. 모두들 신년의 소망을 빌고, 떠 오르는 새해의
첫 해를 맞이하기 위하여 이 추위를 무릅쓰고 이곳 산성에 올랐으리라.


모닥불 3곳에서 불길이 활활 타오르며 산위의 한기를 녹여준다.
저 멀리 백마강 줄기를 지나 강경너머 산위에 붉은 여명이 비추어지기 시작했다
곧 장엄한 일출(日出)이 시작되는 모양이다
사회자의 안내소리에 맞추어 부여군 충남 국악단의 모듬북 공연이 펼쳐진다. 하늘을
여는 의미로 새해오름 북소리가 울려퍼진다. 그리고 곧 사회자의 새해맞이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었다 일곱,- 다섯,- 셋,- 하나- 꽝.


또 다시 축포가 하늘 향해 솟아오르고, 모두의 "와" 하는  함성과 함께 태양은 붉게 모습을 드러냈다.
모두들 두손 모으고, 저 먼 동녁 하늘을 향한다. 조용하다. 순간의 정적이 흐른다.
모두들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그리고 사업의 번창을, 부자되기를, 합격하기를 기원했을것이다.
아! 붉은 태양이 구름사이로 얼굴을 내민 2010 새해 첫 태양.
장엄하다, 감동이었다.멋졌다.

 

                                                                              (성흥산성 느티나무, 부여군 홍보사진 자료)


태양의 색갈이 저토록 붉은지는 오늘 알았다. 매일 매일 같은날의 연속이지만
오늘의 모습은 남다르게 보인다. 2010년이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시작되었다.
주변은 밝아지고, 농악대의 흥겨운 풍물 놀이가 펼쳐진다. 그리고 기관 자치단체장,
의원들의 신년 덕담이 마이크 타고 흐른다.
모닥불도 이제 시들어간다. 사람들도 하나, 둘 내려가기 시작했다.
주변 군부대 사병들도 장교의 인솔로 참석했다.
푸른제복과 밝은 표정들이 보기 좋다.역시 젊음은 다르다.


회전되는 철망속에서 구워진 밤도 이제 회전을 멈추고, 쏟아져 나누어 준다. 두손에 와 닿는
뜨거움이 좋다. 그리고 옆에선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뜨끈한 국밥이 제공된다.
한기를 녹여 주기에 충분하다. 식후 따근한 커피 한잔이 시린손을 녹여준다.


모두의 수고가 있기에 우리 같은 방문자들이 호사한다
부여군청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너무도 고마우신 분들이다.

그리고 성흥 산악회 회원들의 준비도 대단했다.


내려가는 길. 삼천여명의 참석자가 일시에 내려 갈려니 기다림이 필요하다. 한쌍의 애드벌륜은
두둥실 하늘 향해 떠 있고, 산성위에 자리한 느티나무도 오늘의 부산함에 일찍 잠에서 깨어났으리라.


이곳의 느티나무는 드라마 촬영때문에  유명해졌다. sbs 서동요 에서는 주인공인 서동과 선화공주가
평민으로써 살기위해 이곳에 움막을 친곳이며, 큰 느티나무는 두 주인공이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의 배경으로 나오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부여 성흥산성 사랑나무란 별칭도 얻었다.

그외에 KBS1 대왕세종, KBS2 천추해후, SBS 바람의 화원에도
이곳 배경이 등장되기도 했다.


내려가는 길
계단에 사람들로 빼곡하지만 모두들 서두름없이 차례를 기다리며 내려간다.
청사초롱 불빛이 밝아온 태양에 빛을 잃었다.
내려오니 부여 JC 청년회에서 참석자 모두에게 복 돼지 저금통을 나누어 주고 있었다
따끈한 커피와 함께---. 고맙고 감사 하고--, 수고하신 모든분들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 기원해 본다.


성흥산성 남쪽 자락, 대조사(大鳥寺)로 향한다.  창건연대는 정확하지 않으나
대조사 미륵 실기에 의하면 꿈에 관음보살이 대조(大鳥)로 변해 가림성으로 날아가
바위위에 앉아있어 석불로 조성한것이 석조 미륵불이고, 지은 절이 대조사란다
석조 미륵 보살 입상은 보물제 217호 이다.
얼마전 이곳에 왔을때 방사되어 키우고 있는 개와 꽃사슴을 만난적이 있었는데
그 꽃사슴 소식도 궁금했다 "세상에 이런일이"란 프로에 방영된 적이 있단다.


대조사는 작은절이다. 옆 요사채가 새로지어 졌는데 오늘 와 보니 단청이 예쁘게 되어있어
절 분위기를 돋운다.
종각엔 어제밤 제야의 종, 타종 흔적이 아직 남아있고, 넓은 마당엔 모닥불이 피워졌다.
연기가 하늘 향해 오른다. 저만큼 좀 더 성숙해진 꽃사슴이 우리를 향해 오고 있다.
전에 보았던 그 사슴이다. 사람을 무서워 하지 않는단다.
이제 3살이라는 주지스님의 말씀. 대조사의 상징이 된 기분이 든다.


앞자락 소나무 가지엔 하얀눈이 소복히 쌓였다.
마치 흰 털모자를 눌러쓴 모습이다.
대지는 눈으로 하햫게 덮혀졌고, 산 조릿대만이 독야청정 푸른잎을 뽐내고 있다.
동녁을 향해 서있는 미륵 보살 입상.
그옆 바위틈에 뿌리내린 소나무 한 그루. 그 가지가 뻗어 여름엔 그늘을 만들어
주고, 겨울엔 눈을 막아준다.  참 기묘하게도 뿌리내린 소나무. 그리고
미륵불위로 뻗은 소나무가지. 아름다움의 극치다.  대조사하면 사진에 빠지지않는
미륵 보살입상과 소나무의 어울림이다.

 

새해가 밝았다.

모두에게 풍요로운 한해가 되기를, 그리고 갈등의 그림자를 지우고

화합과 단결된 모습으로 살아가기를 두손모아 기도 드려본다.

가족의 화목, 건강, 그리고 웃음 꽃이 늘 피어나는 화목한 가정이 되기를 바라며

이 아침에 나는 희망의 빛을 보았다.


2010년 새해맞이 해돋이 축제. 

소원도 빌고, 건강과 가족의 화목도 빌었다.

 벌써 부여군에서 시행한지 11년째.
오늘도 그 태양은 굳건히 솟았다
내년 새해아침에도 또 올것을 약속하고 싶다. 이 아름다운 모습을 다시 보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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