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선수생활을 하던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의 남광현(32) 선수가 2009년 9월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지 6개월 만에 사망했다. 말기에 발견하는 바람에 손쓸 겨를도
없이 세상을 버린 것이다. 특히 간암을 선고받기 얼마 전까지 아무런 증상 없이 선수
생활을 했기에 충격은 더 크다. 이렇듯 간암은 발견이 쉽지 않고 다른 암과 다르게 전
조증상이 없이 찾아와 치료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 만큼 예방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간암이다.
▶ 늦게 발견되는 간암, 증상 없이 찾아온다 = 지난 2009년 조사된
암 사망률을 살펴보면 간암은 폐암 다음으로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구 10만
명당 22.9명이 간암으로 목숨을 잃는 것이다. 또 5년 내 생존율 역시 30%로 사망의 위
험이 높은 암이 바로 간암이다. 간암의 생존율이 이렇게 낮은 이유는 간암을 알 수 있
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간은 ‘침묵의 장기’로 불릴 만큼 악화될
대로 되고 나서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사람들에게 주의가 요구된다.
간암의 직접적인 원인은 음주로 알려져 있지만, 과도한 음주뿐만 아니라 비만, 당뇨,
고지혈증 역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므로 간을 위협하는 이런 원인들을 철저
히 관리해주는 것이 간암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간은 우리 몸에서 독소를 해소
하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하지만 간이 해독할 수 있는 독소의 허용범위를
넘게 되거나 간염 등으로 인해 간이 상처를 받게 되면 손상을 입게 된다. 간은 피부와
는 다르게 한 번 상처를 입으면 다시 회복되지 않는데, 이런 손상이 장기간 지속되면
간이 딱딱하게 굳는 간 섬유화나 간 경변 등으로 이어지고 이는 간암의 직접적인 원인
이 된다.
▶ 20,30대 급성 간염을 조심해야 = 현재 유행하고 있는 급성 간염
역시 간암의 가장 큰 원인이다. 특히 현재와 다르게 A형, B형 , C형 간염의 예방접종
이 이루어지지 않은 20대 후반에서 30대는 간염의 발병률이 급증하는 만큼 주위가 필
요하다. 특히 A형 간염은 B형 또는 C형처럼 만성 질환이 아니라 갑자기 발생하며, 대
부분 감기처럼 앓다가 항체가 생기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주
의가 요구된다.
간염은 원인균의 감염으로 인해 간에 급격한 염증이 발생되는 질병으로, 미리 항체가
있게 되면 예방이 가능하다. 하지만 간염 예방 접종을 하지 않았거나 했더라도 몸의
면역력이 극도로 악화된 경우에는 쉽게 전염될 수 있다. 만약 간염이 의심되는 경우에
는 병원을 찾아 빠른 진단과 치료가 우선이다. 간이 손상을 받으면 회복이 어려운 만
큼 빠른 치료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또 미리 항체 검사를 통해 예방접종을 받는 것
도 간염으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간염이 심할 경우 합병증이 발생해 한 달 이상 입원 치료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으며,
더욱이 전격성 간염으로 발전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으므로 예방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간염의 정확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간
염이라고 우습게보지 말고 빠른 시간 내 예방과 치료를 해야 한다.
▶ 40, 50대 음주 피로와의 전쟁 = 40, 50대에게 간의 가장 큰 적은
바로 음주와 스트레스다. 특히 지속적인 음주는 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자
제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하루 평균 소주 반 병 이상을 일주일 동안 계속해서 먹
으면 일시적인 지방간 현상이 발생한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간세포 내에 중성지방이 쌓이는 것으로, 이 때문에 간이 비대해지
고 심한 피로감을 느끼거나 복부 쪽으로 불편함이 느껴질 수 있는 질병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지방간을 방치하는 것으로, 지방간이 발생했음에도 치료를 받지 않거나 알
코올을 계속 섭취하게 되면 알코올성 간염과 간 경변으로 악화될 수 있다. 이런 알코
올성 간염과 간 경변이 간암의 주범이다.
특히 4,50대의 경우 회식이나 술자리가 많은 만큼 자제를 할 줄 알아야 한다. 세계보
건기구(WHO)에서 발표한 ‘15세 이상 술 소비량 세계 2위’ 국가인 우리나라는 그 만
큼 술에 노출될 환경적 요인이 많음으로 스스로 절주할 수 있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그 밖에도 스트레스 역시 간의 건강을 해할 수 있는 원인임으로 스트레스 역시
피해야 한다.
▶ 고지혈증과 당뇨도 간 위협한다 = 보통 간암은 술과 스트레스와
같은 원인이 주원인 이라고만 생각할 수 있지만 비만과 당뇨 역시 원인이 될 수 있다.
보통 당뇨환자에게서 50-55%, 비만환자는 약 75%가 비 알코올성 지방간을 동반하기
때문에 간암의 위험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비알콜성 지방간이란 알코올이 아닌 원인으로 발생하는 지방간으로 혈액의 원활하지
못한 순환이나 혈액 속 다량의 중성지방이 간에 쌓이면서 일어난다. 앞서 언급했듯이
지방간이 간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예방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경우는 체중감량과 피로를 풀어줄 수 있는 꾸준한 유산소 운동은 필수적
이다.
체중감량은 계획을 세워 신체에 무리가 따르지 않을 정도로 하며, 운동 역시 걷기나
자전거타기, 조깅, 수영 등 일주일에 3번 이상, 한번에 30분 이상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또 중성지방을 낮추기 위한 식이요법도 병행해야하는데, 단백질 섭취를 하루 10
0g 이내로, 지방질은 가능한 삼가고 참기름, 들기름 등과 같은 불포화 지방산을 섭취
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 고려대 안산병원 간담췌외과 송태진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