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막걸리 집
대전시서구 만년동 KBS방송국 앞쪽, 도심 한 가운데
"대복상회"란 간판이 붙은 허름한 주막집이 하나 있습니다
멀쩡한 빌딩 벽면에 찌그러지고, 녹슨 양철을 이리저리 붙이고,
나무판자를 얼기 설기 엮어,
"역사"라는 흔적을 남기려한 모습입니다.
간판도 목재판에 붓글씨체로 검게 쓴 글자"대복 상회"와
밤에 보이도록 전등에 이름 써 붙인 작은 글씨가 전부 입니다.
우선 향수가 느껴집니다.
들어가보고 싶은 충동이 생깁니다.
그런집을 소주 한잔 걸치고 나서 서너명이
입가심을 위해 방문했습니다.
탁자는 목재로 만들어진 건축현장 "한바"식당 스타일.
우선 막걸리를 주문했습니다.
요즈음 일본에서 특히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랍니다
그 덕분에 서울 명동의 편의점에서
일본인 여행객을 상대로 막걸리를 판답니다.
인기가 좋아 많이 팔린답니다.
참 요상하지요 .
서울에선 젊은이들이 일본산 사케(우리말로 정종)를 많이
마신다고 하네요 .
왜 그렇게 술마져 서로 타국의 것을 즐길까?
우선 찌그러진 주전자에 막걸리가 나옵니다.
그리고 술잔도 찌그러진 양은 그릇입니다.
안주는 시키기 나름이지만 찌게류,볶음류,
녹두전, 부침개, 두부. 그리고 콩나물국은
써비스인 모양인데 그것도
노란 양재기에 나옵니다.
이집은 모두가 찌그러진 것들의 집합인가 봅니다.
정말 오랜만에 막걸리를 마셔봅니다
우선 입이 텁텁합니다, 걸쭉합니다
하지만 시원한게 술- 술 ---넘어갑니다,그래서 술이라던가---.
어릴적 양조장에서 술사오면서 주전자 주둥이에 대고,
맛보던 기억이 새록 새록 납니다.
막걸리도 건배를 합니다
술마시는 습관이라 생략할 수 없나 봅니다.
소주를 마시는 옆 손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담감없이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집이라 더 편합니다.
분위기가 있습니다. 손님들도 붐빔니다
찌그러진 주전자 노란 양재기,
양은대접, 술잔, 모든게 시간을 뒤로 돌려놉니다.
지난날은 아름다웠다고 노래 부르게 만듭니다
젓가락을 두들기고 싶지만 차마 참습니다
천정도, 벽면도 우리에 어린시절 주막집 그대로 입니다.
주모가 금새라도 걸쭉한 욕 한마디 소리지르며 나올 듯 합니다.
향수어린 풍경 주막집 모습을
대전시내 한복판에서 만났답니다.
또 한번 가야겠습니다.
오늘도 행복 하시고 건강 하셔요.